뉴스센터
목조형 가구학과 류종대 겸임교수, 영국 V&A 뮤지엄 영구 소장 선정
목조형 가구학과 류종대 겸임 교수 인터뷰
최근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V&A Museum)에 홍익대학교 목조형 가구학과 류종대 겸임 교수의 작품이 영구소장으로 선정되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작품설명/사진>
본 작품은 17C 조선시대 보물, 제 1437호의 백자항아리를 모티브로 하여 LG화학의 재생플라스틱을 활용하여 작가 특유의 디지털크래프트 기법(3D프린팅기술과 표면 마감기법)으로 제작하였다. 지름과 높이가 거의 1:1 비율을 이루는 둥근 항아리는 그 모습이 보름달을 닮아 '달항아리'라고 불린다. 특히 재생소재를 열성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축현상 때문에, 반원형 몸체를 따로 제작하고 위아래로 이어 붙이는 제작방식을 고안하게 되었는데, 이는 우연하게도 조선시대에 달항아리를 만드는 방식과 유사하여 몸체 가운데에 접합 흔적이 있어 좌우 대칭이 살짝 어긋난 느낌을 주지만 자연스러우면서도 소재(재생소재) 본연의 컬러와 질감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조선 후기 백자의 조형성을 대표하는 유물의 특징과도 닮아있다.
따라서 본 작품은 버려지는 소재를 재활용하여 현대적인 제작기법(3d 프린팅)과 작가의 수작업으로 유물을 재해석한 작품으로서 공예와 4차산업 기술의 만남을 통해 자원의 순환과 지구환경의 보전이라고 하는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관련소식을 취재하기 위해 2024년 5월 22일 조형관에 위치한 목조형 가구학과에 방문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의 작품의 메시지, 제작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심도 있게 알아보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류종대 겸임 교수: 저는 목조형 가구학과 겸임 교수 류종대입니다. 디자이너이자 예술가로서 다양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영구소장 선정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 류종대 겸임 교수: 공예/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와 명성을 가지고 있는 V&A박물관에 작품이 소장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또한 디자이너이자 교수로서 공예와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이러한 작업을 하게 된 계기와 작품의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 류종대 겸임 교수: 지속 가능한 디자인 주제로 기업과 협력하여 아트웍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LG화학에서 세계 최초의 순백색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했는데, 이 소재를 통해 대중들과 지속 가능한 소비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이후 이 소재를 가지고 어떤 작업을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물건을 담는 기능을 가진 항아리를 제작하기로 했습니다. 항아리도 우리 주거 공간에서 사용하는 기능을 가진 기물로, 넓은 의미에서 가구의 일부분으로 볼 수 있거든요
- 17세기 조선 백자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류종대 겸임 교수: 디지털적인 기법과 산업 기술을 이용하여 제작된 소재다 보니, 그것과 대비되는 개념의 디자인 모티브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17세기 조선시대의 유물인 백자 달항아리의 형태를 참고하여 새로운 소재와 기법으로 작업하였습니다. 특히 직경 40cm이상의 큰 규모의 항아리는 당시 기술로는 한 번에 제작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시대의 조형미와 미학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예술품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유물을 보면서 대중들에게 새로운 소재와 기술이 만들어내는 문화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생각했고 전통적인 유물을 현대적인 기법과 소재로 재해석하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 소재와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 류종대 겸임 교수: 작품에 사용되는 재료는 LG화학에서 개발한 순백색 재활용 플라스틱입니다. 펠렛이라는 알갱이형태로 재료를 공급받아서 이를 녹여서 얇은 코일형식인 필라멘트 형태로 변형한 후 3d프린팅기법으로 기본형태를 제작하였습니다. 이후 디지털 스캐닝으로 목업화하여 현대적인 감각으로 형상을 변형한 후 다시 3D프린팅으로 제작하고 표면을 수작업으로 녹여서 도자기처럼 광택이 나는 오묘한 표면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과 수공예적인 작업을 결합하여 제작했습니다.
-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류종대 겸임 교수: 시대별로 그 시대를 반영하는 도구가 있었듯이, 3D 프린터도 현재의 시대를 반영하는 도구라고 생각에 디지털 크래프트라는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3D프린터와 수작업을 병행하여 작업을 하다 보니까 공예작품처럼 모양과 표면의 느낌이 조금씩 다르게 제작되더라구요. 이런 점에서 3D프린팅과 수작업의 조화는 공산품과 차별화되는 또 다른 가치를 만드는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 대량생산을 할 생각도 있었나요?
* 류종대 겸임 교수: 대량생산은 가능하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가지는 조형적 특성이 만들어내는 디지털크래프트 적인 가치에 좀 더 비중을 두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협업을 진행한 기업에서도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소장된 작품은 몇 번째로 만들어진 조형인가요?
* 류종대 겸임 교수: 처음에는 콜라보레이션 아트웍으로 시작해 기업과 협력하여 소재와 기법을 연구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연구와 실험을 반복하며 소재와 기법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거의 1년 가까이 이어졌던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여러 번의 실패와 성공을 경험하며 최종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때문에 단순한 아트웍이 아니라 마치 기술 개발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웃음)
-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 류종대 겸임 교수: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레퍼런스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소재와 기법으로 작품을 만드는 데 참고할 자료가 없었기 때문에, 많은 실험과 오류를 반복해야 했고, 소재를 다루고 기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열성형 과정에서 수축이 너무 심해 큰 크기와 얇은 두께의 기물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번의 실험을 통해 최적의 조건을 찾았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 류종대 겸임 교수: 박물관에 작품이 소장된다는 것은 동시대의 작품으로 기록될 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그 가치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연구하여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세지가 대중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또한 박물관과 교류하며 소장품 전시도 계획하고 있으며, 이러한 주제의 작품을 연작이나 확장된 작업으로 발전시키는 등 디지털 크래프트의 가능성을 더욱 깊이있게 연구하여 작가로서 그리고 교수로서 학생들과 대중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활동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류종대 겸임 교수의 이번 작품은 전통과 현대,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조화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이다. 그의 열정과 철학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며,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미래를 밝게 비추기를 기대해본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이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