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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금속조형디자인과 이준 학부생,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 대상 수상
“참신함과 희소성이 대상 수상의 이유라 생각”... 이준(금조디18) 학우, 특색 있는 반지 형태 작품 ‘아우토 시리즈’로 제23회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 대상 수상
2023년에 제23회를 맞은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은 (사)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와 서울주얼리지원센터의 주최로 진행되어 국내·외 우수 주얼리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대표적인 국제 공모전이다. 제23회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에는 다양한 부문에서 총 802점의 작품이 출품되었으며, 실물 부문에서는 총 212명의 수상자가 탄생하였다. 이 중 단 한 명이 거머쥘 수 있는 영광의 실물 부문 대상(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은 홍익대학교 서울캠퍼스 미술대학 재학생 이준(금조디18) 학우와 그의 수상작 ‘아우토 시리즈’에 돌아갔다. 값진 대상을 품에 안은 이준 학우로부터 이번 수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준 학우의 수상작 ‘아우토 시리즈’는 2023년 졸업 전시를 위한 주얼리 작업이었다. 이준 학우의 이야기에 따르면, 처음부터 공모전 수상을 목표로 작업한 것은 아니었으나 작업의 방향성을 잡기 시작한 2023년 5월부터 졸업 전시가 진행되었던 2023년 11월 초까지 우여곡절 끝에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작품 시리즈를 제작하였고, 이에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 참가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제23회 국제주얼리디자인공모전의 주제는 ‘The Moments-순간’이다. 이러한 주제에 맞추어 수상작의 작업을 어떻게 전개하였는지 묻자, 이준 학우는 ‘아우토 시리즈’의 키네틱 요소가 ‘순간’이라는 주제와 일맥상통한다는 생각하에 작업하였다고 답했다. ‘아우토 시리즈’는 키네틱 주얼리로서, 시리즈의 각 작품은 고유의 움직임을 지니기에 착용자의 착용 방법과 의도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며 ‘순간’ 형태가 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준 학우는 본작을 통해 자동차 부품의 다양한 움직임을 손 위에 구현해 냄으로써 눈과 귀로 느껴지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직접 만져 구동시키는 재미까지 부여하고자 하였다는 말도 덧붙였다. 1.2mm 규격의 나사에서부터 지름 50mm의 휠(wheel)까지, 필요한 모든 부분은 직접 선반(lathe)과 밀링(milling)을 활용해 제작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제작된 이준 학우의 수상작 ‘아우토 시리즈’는 가솔린 엔진, 서스펜션 등 자동차를 이루는 주요한 구성 요소들이 모여 특색 있는 반지의 형태를 띤 작품이다. 실제 부품의 축소판과 같은 정밀한 형태를 금속 가공 기법으로 직접 제작하고 흥미롭게 움직이는 키네틱 요소를 더했다는 점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렇다면 본작의 작동 원리 또한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이준 학우는 출품 당시의 ‘아우토 시리즈’는 ‘001(가솔린 엔진)’과 ‘002(서스펜션)’ 두 점의 반지 시리즈였다는 이야기부터 꺼냈다. ‘001’은 4기통 수평 엔진의 움직임을 담은 작품으로, 손으로 직접 용두를 돌려 움직임을 부여한다고 한다. 용두를 돌림으로써 크랭크가 회전하고, 회전운동을 직선운동으로 변환하는 커넥팅 로드(connecting rod)에 의해 피스톤이 직선 왕복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피스톤의 직선운동을 통해 크랭크를 회전시키는 가솔린 엔진의 원리와는 그 순서가 정반대인데, 이준 학우는 이처럼 직관적인 움직임만을 가지고 효율적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 본 시리즈의 특징이라 밝혔다. ‘002’는 자동차의 휠과 쇼크 업소버(shock absorber)의 움직임을 담은 작품으로, 외경 4mm의 초소형 베어링을 통해 휠의 회전과 스티어링을 구현해 냈으며 압축 스프링을 활용하여 노면 차이로 인한 충격을 흡수하는 쇼크 업소버의 기능을 부분적으로 담아냈다고 한다. 이준 학우에 의하면 ‘002’ 또한 ‘001’과 마찬가지로 부품의 정확한 기능보다는 움직임 자체에 주목한 작품으로, 직접 휠을 돌리며 스프링을 압착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아우토 시리즈’를 제작하며 특히나 공들인 디자인 요소가 있는지 묻자, 이준 학우는 ‘물리적 축소’와 ‘조형적 축소’를 언급하였다. ‘아우토 시리즈’는 반지 시리즈로서 자동차 부품의 움직임을 손이라는 극도로 축소된 스케일의 대지 안에서 구현해 내어야 했고,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하는데 그 두 가지가 바로 나사를 비롯한 부품 자체의 크기를 줄이는 ‘물리적 축소’와 움직임 자체를 효율적이고도 직관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구조를 간소화하는 ‘조형적 축소’라는 것이다. 제작 과정에서 스케일과 구조를 고려하여 0.05mm의 오차까지 통제해야 했던 점 등이 강도 높은 집중력을 요한 것도 맞으나, 그보다는 디자인 및 설계 시 자동차 부품 구조를 조형적으로 축소하는 동시에 반지의 장신구로서의 조형미를 녹여내는 작업에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 움직임의 기능과 시각적 아름다움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3D 모델링 프로그램에서 수많은 수정과 검증을 반복한 이후에야 디자인을 완성하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상의 영예를 거머쥔 만큼 이준 학우 스스로가 생각하는 대상 수상의 이유가 궁금했다. 이준 학우는 참신성과 희소성에 주목했다. 한국귀금속보석디자인협회가 주최하는 본 공모전의 특성상 흔히 ‘귀금속’, ‘보석’을 떠올렸을 때 그려지는 이미지의 작품들이 다수 출품되었고, 2022년과 2023년의 수상 작품집 도록에서도 휘황찬란한 보석이 세팅된 주얼리가 주를 이루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이준 학우의 ‘아우토 시리즈’는 세공의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키네틱 요소와 구조의 조형적 결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지금까지의 주얼리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키네틱 속성이 주는 참신함과 희소성이 주최 측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끌어내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준 학우처럼 ‘대형 공모전 입상’을 가진 홍익대학교 학우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자 이준 학우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사실 본 공모전에 출품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순간까지도 대상을 수상하고 싶다는 욕심을 내보지도, 수상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 보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근 반년간 고심하고 몰두하여 스스로 만족할 만한 주얼리 시리즈를 제작해 내었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고, 이를 더욱 객관적으로 평가 받고 싶어 출품했습니다. 대상 수상은 분명 과분하고도 소중한 이력입니다만 저는 그보다 값진 것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제 작품관에 대한 확신과 동시에 본 상이 주는 무게에 대한 책임이 생겼죠. 단순히 입상에 목표를 두기보다는 출품의 목적을 지닌다면 공모전을 자기개발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맞는 결과는 자연스레 따라오리라 생각합니다. 2023년은 유독 감사한 일이 많았는데요, 홍익대학교 학우분들께서 제가 지닌 행운을 나누어 가져가시어 각자 만족할 만한 성과 이루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수상 욕심은 내 보지도 않았다는 이준 학우였지만 마침내는 뛰어난 작업물로 영예로운 대상을 거머쥐었다. 앞으로의 이준 학우의 행보와 그의 작업물 또한 지켜봄 직하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최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