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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 박지윤 학우, 제42회 대한민국건축대전 최우수상 수상
건축학과 18학번 박지윤 학우의 'LOOP:TOPIA, 비워지는 도시, 그린루프시스템' 작품이 지난 10월 29일 열린 한국건축가협회 주최 제42회 대한민국건축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대한민국건축대전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건축 문화의 미래를 선도할 우수한 건축인을 발굴하는 건축계의 국가적인 행사로 2023년에 개최된 제42회 대전은 ‘2050년의 우리의 건축과 도시, 초연결 + 초융합 + 초지능의 시대’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1950년대 뉴욕과 도쿄뿐이었던 인구 천만 명 이상의 메가시티들은 점차 늘어나 서울도 1990년에 메가시티에 합류하였고, 오늘날에는 전 세계 인구의 18%가 메가시티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경제활동의 66%가 메가시티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2030년에는 전 세계 인구 중 약 6억 3천만 명이 약 40개의 메가시티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례 없이 인구와 부가 일부 도시 지역으로 집중되면서 지속가능한도시 개발 및 건축 환경의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도시연담화, 낮은 생산성, 단절, 혼잡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현재의 도시화와는 달리, 미래의 도시들은 보다 효율적인 사회기반시설과 운송 시스템을 갖추고 더욱 포용적인 도시 건축 환경으로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미래의 도시들은 초연결, 초융합, 초지능의 도시가 될 것이다. 초연결된 도시에서는 글로벌 메가시티 간의 정보, 물류, 인구의 흐름이 끊이지 않을 것이고 기술과 산업이 초융합된 도시는 기존의 것들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산업과 기회들을 창출할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머신 러닝으로 도시들은 초지능화되고,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해질 것이다.
제42회 건축대전에서는 ‘2050년의 우리의 건축과 도시’는 어떠한 모습이 될 것인지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공모에는 총 235개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며, 최우수상 2점, 우수상 3점, 특선 2점, 입선 23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박지윤 학우의 'LOOP:TOPIA, 비워지는 도시, 그린루프시스템’은 지방 구도심의 수요와 맞지 않는 공간을 활용하여 습지를 도입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도시생태계를 만들어 국토 전체가 지속가능한 커먼즈(commons) 공간이 되게 하는 설계이다. 박지윤 학우를 만나서 작품의 자세한 설명과 공모전에서 수상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LOOP:TOPIA, 비워지는 도시, 그린루프시스템’에 관해
'LOOP:TOPIA, 비워지는 도시, 그린루프시스템’은 어떤 작품인가요?
'LOOP:TOPIA, 비워지는 도시, 그린루프시스템’은 초연결, 초융합, 초지능의 시대에 가치를 잃은 농촌사회에 새로운 제안을 합니다. 그린루프시스템은 한국 식량 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농촌과 도심,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연계를 강화하며, 구도심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기존의 도시 인프라와 상호 작용하고 농지와의 연계성을 강화한 미래식품시스템입니다.
미래식품시스템은 생산-가공-유통-문화-외식-치유의 6단계를 하나로 통합한 식품 복합 단지이며, 대상지는 부여 시외버스 터미널과 정림사지 사이에 위치한 네 개의 필지입니다. 유휴건물을 그린존으로 활용해 강물 및 우수를 집수하여 물정화 습지건물을 두 번 거치게 되면 90% 이상 정화가 되어 여러 용도로 유용하게 사용하고, 남은 물은 아쿠아포닉스와 생산녹지에 공급되는 순환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빈 건물에 그린존이 형성되고 생산녹지와 습지건물로 인해 생산-가공-유통 그리고 문화-외식-치유의 단계가 생성되며 상호작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그린루프시스템은 다른 지역에서 복제할 수 있는 클러스터가 되어 전국 구도심에서 연계 작동하게 됩니다. 또한 전국 중소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는 강물을 이용해 비활성화된 부분에 습지를 도입함으로써 지방 도시의 농업을 강화하고 국토 전체가 지속가능한 커먼즈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방의 구도심’과 ‘강물’을 활용한 게 인상 깊었어요. 이 둘을 소재로 활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상의 데이터나 기술의 발전이 무한한 것에 반해 실질적인 자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항은 연구 없이 방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것은 더욱 심해져 도시의 불균형한 발전을 초래하며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없애고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이렇듯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자원들이 있는데, 바로 신체의 모세혈관처럼 전국에 뻗어져 있는 강물들입니다. 이 강물들은 도시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자원이며 현재의 구도심들이 발전하도록 하였습니다. 초지능시대에 우리는 구도심에 숨은 자원들을 융합하여 주요 거점들을 형성할 수 있으며, 위치와 관계없이 전국 곳곳의 숨은 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지금 우리는 사용가능한 물 1%를 국토의 10%에서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 물의 가치는 35% 급증하였습니다. 이러한 현황은 구도심에 위치한 강의 이용과 습지화를 통해 물을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습지는 강과 호수의 약 10배 정도의 생태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비워지는 건물의 습지화를 통한 그린루프시스템을 기반으로 소규모 공동체를 구축하면 현재 국토에서 부족한 물을 지방의 비워지는 건물에서 충당할 수 있습니다. 전국 중소도시의 중심을 관통하는 강물을 이용해 자급자족 가능한 식품 복합 단지를 만들어 구도심의 가치를 살리는 허브 역할을 하는 동시에 식품체계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상지를 수도권이 아닌 충청남도 부여군 구아리 일대의 지방 도시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상지를 정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서울이나 수도권과 비교하면 지방의 구도심은 아무런 이벤트가 없는 곳이에요. 그러나 그런 구도심의 특성을 받아들이고, 흔히들 구도심에 대한 접근방법으로 제시하는 사람들을 모아 구도심을 살리겠다가 아닌, 수도권의 발전을 도모하며 방치되어 있는 지방 도시의 자원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던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부여라는 도시는 인구가 감소하며 점차 소멸하고 있지만, 생산녹지를 배후지로 갖고 있고, 농업이 도시의 유력 산업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어요. 또 부여는 삼국시대부터 이어진 역사의 레이어가 겹겹이 쌓여 있는 관광 도시일 뿐 아니라 부여의 전국 1위 농산물 브랜드 ‘굿뜨래’의 영향으로 1차 산업의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어, 비워져 가는 공간의 효율적 사용이 요구되는 도시입니다. 그래서 저는 농업과 관광이 엮여 있는 부여의 지역성을 이용해 부여의 구도심이 그린루프시스템을 시작하는 시범 도시로서 적합한 곳이라고 보았습니다.
공모전 수상 과정에 관해
어떤 계기로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셨나요?
학기 중 정규 설계 수업마다 최선을 다했지만, 항상 나름대로의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건축대전의 주제를 받고 졸업작품으로 준비 중이던 프로젝트를 디벨롭하여 스스로 만족스러운 작품을 완성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작품 때 아쉬웠던 부분들을 수정, 보완하며 이번 공모전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뜻밖에 좋은 결과를 얻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공모전의 주제를 알게 된 후, 작품으로 설계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2050년 우리의 건축과 도시는 수요와 맞지 않는 공간을 잘 비우고 있는가’ 라는 주제어를 먼저 정하였고, 이에 대한 저의 답은 ‘그렇지 못하다’였습니다. 또 2050년 초연결 시대에 중요한 것은 ‘공간들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고, 이 두 질문에 초점을 맞추고 고민했습니다.
현재는 많은 변화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은 초연결 메가시티를 낳았고,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 상호연결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성은 도시와 농촌 사이의 불균형을 초래하였고, 농촌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농촌 도시의 둔화를 ‘쇠퇴’가 아닌 ‘축소’로 받아들이고, 유휴 도시의 인프라와 빈집 등의 효율적인 이용이 도시의 수요와 만나, 지방 소도시들이 거점 역할을 하도록 하면서 수요와 맞지 않는 공간을 비울지에 대해 생각하였습니다.
또 초연결, 초융합, 초지능의 시대에 가치를 잃은 농촌사회에 대해 새로운 제안을 하고자 하였습니다. 30년 후에는 기술의 발달로 시공간의 제약이 없어지고 수도권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됩니다. 이때, 비수도권에 있는 많은 자원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첨단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대한민국 국토 전체가 원시티 스테이트(One City-State)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실질적인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프로젝트가 다소 미래적이지 않고 현실적인 부분을 건드렸기 때문에 주제와 벗어나지 않을지 걱정되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조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