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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게임학부 김건용 학부생, BIAF 애니메이션영화제 2개 부문 입상
“소규모에서 오는 작품의 개성과 매력”... 김건용 학우, <재난>과 <기후위기에 적응한 모습>으로 BIAF 11초 애니메이션영화제 2개 부문 3등 수상
‘나도 감독! 11초 애니메이션영화제’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이 대한적십자사, 현대백화점, 한국환경연구원과 함께 진행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공모전이다. 2023년에 제5회를 맞은 본 공모전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재난’을 주제로, 현대백화점에서 ‘행복’을 주제로, 한국환경연구원에서 ‘기후위기! 지구인 생존방법?!’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2023년, 본 공모전의 2개 부문에서 3등을 수상한 홍익대학교 학우가 탄생하였다.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 훗날 게임 디렉터를 꿈꾼다는 게임그래픽디자인과 23학번 김건용 학우이다. 김건용 학우는 ‘재난’ 부문에서 <인재>로, ‘기후위기! 지구인 생존방법?!’에서 <기후위기에 적응한 모습>으로 입상하였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의 2개 수상작 중 <인재>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았다. ‘재난’ 부문에서의 3등 수상작 <인재>는 평화로운 일상을 한순간에 파괴하는 핵폭탄의 모습을 재난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작업의 구체적인 전개 과정을 묻자, 김건용 학우는 <인재>가 단기간에 즉흥적으로 만든 작품이기에 단순하면서도 임팩트가 강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이야기를 꺼냈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점, 선, 면을 이용한 작화를 통해 그림체를 단순화하면서도, 애니메이팅에서 중요한 동작의 표현과 힘의 작용에 좀 더 심혈을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림체가 단순할수록 캐릭터의 움직임이 더욱 돋보이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공모전에 적절한 방법이라 여겼다는 것이다.
작품을 구상할 때는 영화 ‘오펜하이머’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재난’이라 하면 흔히들 자연 재난을 떠올리기 쉬운데, 김건용 학우는 전쟁과 같이 사람으로 인해 발생하는 재난을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오펜하이머’를 보며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 낸 무기가 자연재해보다 더 큰 재난을 일으킬 수 있다 여겼고, 이러한 점을 작품에 담아내면 인재에 대한 경각심을 충격적으로 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주제를 정하고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김건용 학우의 이야기에서는 <인재>의 연출 면에서도 고심한 흔적이 드러났다. 대놓고 핵폭발을 보여주기보다는 핵무기의 위험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한다. 그렇기에 영상의 초반에서는 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비추고, 한순간에 그러한 일상이 파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재의 심각성을 전달하였다. 핵폭발 장면에서는 모든 것을 노란색으로 물들여 평화로운 일상과의 강한 대비를 주고자 했다. 폭발 이후로는 방사선 소리와 함께 화면이 노랗게 물들고 선이 거칠어지는 것을 통해 보는 이들에게 잔혹함과 웅장함을 전달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김건용 학우는 작품 초반의 노란 레몬에이드부터 핵폭발로 인한 노란색 배경의 수미상관까지, <인재>의 연출을 섬세하게 작업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 덕분에 핵폭탄의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으로는 김건용 학우의 또 다른 수상작 <기후위기에 적응한 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기후위기! 지구인 생존방법?!’ 부문에서의 3등 수상작인 본작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적응한 모습을 폭우로 인한 홍수와 고온의 폭염에도 여의치 않고 익숙하게 연인과 피크닉을 가는 험난한 과정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기후위기에 적응한 모습>의 구체적인 작업 과정을 김건용 학우에게 물었다. 그는 많은 프레임으로 역동적인 장면들을 담아내고 싶었으나, 프레임이 많을수록 그려야 하는 작화도 늘어나기에 혼자만의 작업으로 한 달 내에 1분짜리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으리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인재>와 마찬가지로 본작의 캐릭터를 점, 선, 면으로만 구성하여 캐릭터의 움직임이 잘 드러나도록 하되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김건용 학우는 게임학부 게임그래픽디자인과 김현지 교수님께 디자인을 배우면서 ‘간단하면서도 효율적인 디자인’에 관해 고찰해 보는 시간을 가진 것 또한 본작에 영향을 끼친 듯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기후위기에 적응한 모습을 개성 있게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하며 여러 작품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카투닉한 개성과 활기 넘치는 애니메이팅에 영감을 받았다.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발생하는 이상 기후를 능청스럽게 극복하며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하여 바로 스토리보드를 그리게 되었고, 그렇게 홍수나 폭염에도 아랑곳 않고 연인을 만나러 가는 주인공을 그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김건용 학우가 두 작품을 작업하며 특히나 공들였던 요소는 무엇일까. <인재>의 경우, 핵 냉전을 암시하는 장면과 핵폭발 이후의 장면에 굉장히 신경 썼다고 한다. 핵 전쟁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 부재와 방심을 나타내기 위해 핵 냉전을 우려하는 신문을 컵받침으로 사용하는 연출을 활용했다. 핵폭발 이후의 노란색 장면에서는 방사선 탐지음과 심장 고동소리가 점점 빨라짐을 통해 핵폭발의 파멸과 혼란스러움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한다. 김건용 학우는 이를 시각적으로 잘 표현하기 위해 템포가 점점 빨라지는 배경음에 맞추어 애니메이션의 프레임을 점점 늘려 증폭되는 혼란스러움을 정신 없이 요동치는 선의 움직임을 통해 표현하였다. 장면과 배경음의 조화에서 나오는 카타르시스가 마음에 들어 해당 장면은 스스로 손에 꼽는 연출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후위기에 적응한 모습>의 경우, 주제에 어울리는 스토리와 그에 걸맞는 아트 스타일을 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인재>와는 달리 비현실적인 모습이 드러나며 가볍고 재미있는 내용을 다루기에 이에 맞는 아트 스타일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내용이 만화적인 느낌이기에 영상 연출 또한 만화책처럼 화면 분할을 사용하였고, 하수구 장면이나 공중에서 우산을 펼치는 장면 및 폭염이 도래한 장면에서는 말풍선을 적극 활용하였다고 한다.
본 공모전은 일반인, 청소년 등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쟁쟁한 공모전이지만 김건용 학우는 무려 2개의 부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그렇다면 김건용 학우 스스로 생각하는 수상의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그는 ‘단독 작업’을 그 이유로 언급했다. 김건용 학우가 시상식 당시 마주한 수상자들은 대부분 2인 이상의 팀이었다. 하지만 김건용 학우는 팀으로서가 아니라 혼자서 작업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 그에 대한 연출 및 스토리 등을 모두 마음대로 구성하여 개성 있는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소규모에서 오는 작품의 개성과 매력이 김건용 학우 스스로 생각하는 수상의 이유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건용 학우에게 공모전 입상의 꿈을 가진 홍익대학교 학우분들께 한 말씀 해 주실 것을 부탁하자 그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많은 학우분들께서 공모전 참여를 시작부터 꺼리는 경우가 많으나, 모든 일이 그렇듯 일단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본 공모전 참여를 시작하면서는 괴롭고 힘들었으며, 무사히 시작했더라도 애니메이션 특성상 한 자리에서 반복 작업을 오랫동안 하기에 심신이 지치곤 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크든 작든 분명히 대가가 따릅니다. 이를 명심하고 여러 고난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공모전 준비가 힘들어도 묵묵히 견디게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이전에 겪었던 고난과 힘겨움은 잊히고 결과와 업적만 남더라고요. 이러한 사실들이 여러분의 작업에 좋은 동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시작과 시도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김건용 학우의 태도는 그가 대형 공모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최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