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방송, 젊음의 소리, HIBS
전·현 실무진이 전하는 HIBS의 현재와 미래
1973년 5월 17일 개국 이래 올해로 53주년을 맞은 본교 교육방송국 HIBS(HongIk Broadcasting Station). 대학언론 기관으로서 학교와 학우들의 목소리를 담아온 이 방송국의 이야기를 전 실무국장 고한성(경영 24)학우와 전 부실무국장 홍정빈(역사교육 24)학우를 통해 들어봤다. 그리고 뒷부분에는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 현 실무국장 이다연(경영 25)학우와 현 부실무국장 이현주(기계시스템디자인 25)학우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방송국을 선택한 이유
두 사람이 HIBS의 문을 두드린 계기는 사뭇 달랐다. 고한성 학우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영화를 꿈꿨다. "대학방송국에서 영화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들어왔다"고 밝혔다. 예비대학 시절 방송국의 존재를 알게 된 그는 영화 제작 동아리와 방송국에 동시에 지원했다가 "방송국이 더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 같아" 방송국 활동에 전념하기로 결심했다.
홍정빈 학우의 입국 이유는 보다 직관적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미디어나 방송 쪽에는 아예 생각이 없었다"는 그는 대학에 입학 후 축제 현장에서 방송국원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 "MC 보는 것도, 카메라 잡는 것도 그냥 단순히 멋있어보여서 들어왔다"고 전했다.
HIBS, 어떤 곳인가
HIBS는 크게 정규 부서와 세부 부서로 나뉜다. 정규 부서는 제작부·보도부·기술부·아나운서부 4개로, 개국 당시부터 이어온 핵심 부서 체계다. 제작부는 방송 기획부터 대본 작성, 전반적인 연출·제작을 담당하며 아침·저녁 오디오 방송과 드라마·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비디오 콘텐츠를 기획·제작한다. 보도부는 아침 단신 뉴스와 시사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저녁 방송 '와우 데스크', 비디오 방송 'HIBS 뉴스 데스크'를 운영한다. 기술부는 오디오 방송 송출부터 비디오 방송의 촬영·편집까지 방송 기술 전반을 맡고, 아나운서부는 오디오 방송 진행과 비디오 방송 출연, 총선거와 재주꾼 행사 진행을 담당한다.
세부 부서로는 홍보송출부·디자인부·교육부가 있다. 홍보송출부는 유튜브·인스타그램·에브리타임·사운드클라우드 등 외부 소통 창구를 총괄하고, 디자인부는 방송 로고와 배너, 각종 행사 디자인을 맡는다. 교육부는 신입 국원 모집부터 기본 교육, 공강 시간표 조율 등 인사 전반을 담당한다.
방송 외에도 HIBS의 활동 반경은 넓다. 봄학기에는 재주꾼 선발대회 '재주꾼'을 총학생회와 함께 기획·운영하며, 가을에는 총선거 합동 유세와 정책 토론회를 라이브로 진행해 학우들과 학생회를 잇는 역할을 한다. 개국 기념식, 체육대회, 동·하계 교양 훈련 평가회, 종방식 등 방송국 내 행사도 연중 이어진다. 매년 1월에는 교내 4개 언론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언론사 평가회도 열린다.
기억에 남는 순간들
고한성 학우가 가장 먼저 꼽은 순간은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를 직접 섭외했던 경험이었다. 수업 중 그의 강연에 반한 고한성 학우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기획서와 명함을 들고 다가가 출연 요청을 드렸고, 이후 상암 MBC로 찾아가 1시간 넘게 대화를 나눈 끝에 출연을 성사시켰다. "방송국이어서 가능했다는 걸 많이 느꼈다. 내가 그냥 경영학과 학생이었으면 가능했을까"라며 HIBS라는 소속이 가진 힘을 실감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후 인디 밴드의 단독 콘서트 준비 과정을 팔로잉한 다큐멘터리 '홍대에는 락이 있다'도 비슷한 맥락에서 기억에 남는 작업으로 꼽았다.
홍정빈 학우는 사이비 종교 포교 피해를 다룬 보도 방송 '젊음의 소리 2'를 가장 인상 깊은 프로젝트로 꼽았다. 직접 피해 경험자를 모집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사이비의 접근 방식을 보여주기 위해 마이크를 달고 직접 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화 속에서 원하는 정보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인터뷰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축제 현장 중계에서 잡은 카메라 화면이 대형 스크린에 송출되는 순간도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했다.
어려움과 성장
고한성 학우는 실무국장으로서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사적 관계와 공적 관계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을 꼽았다. "동기이면서도 함께 일하는 관계이다 보니 그 경계를 정하기까지 오래 걸렸다"고 했다. 또한 방송국 운영 시스템 변화의 필요성은 느끼면서도 실천으로 옮기는 데 주저했던 순간들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홍정빈 학우는 같은 실무진으로서 방송국을 이끄는 자리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솔직하게 전했다."방송국을 이끄는 자리인 만큼 여러 입장을 조율해야 하는 순간이 많아 외롭게 느껴질 때도 있다" 고 했다. 그러면서도 "든든한 선배들이 있으니 너무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후임들에게 따뜻한 말을 건넸다.
두 사람이 남기는 말
HIBS 가입을 고민하는 학우들에게 고한성 전 실무국장은 "일단 들어와서 생각하라"고 권했다. "어떤 마음으로 들어오든, 방송국 활동을 통해 예상치 못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라며 어떤 생각으로 들어오든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날 수 있으니 일단 문을 두드려보라고 전했다. 홍정빈 학우는 쉽지 않은 활동이라면서도 "방송국에서 얻어갈 수 있는 것들이 그 힘듦을 투입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협업 능력, 소통 방식, 그리고 평생의 가족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노력한 것보다 보상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는 그의 말이 오랜 여운을 남겼다.
새로운 임기, 더 나은 방송국을 향해
바통을 이어받은 현 실무국장 이다연 학우와 부실무국장 이현주 학우는 각자의 방식으로 HIBS의 변화를 꿈꾸고 있다. 두 사람이 HIBS에 들어오게 된 계기도 달랐다. 이다연 학우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 들어왔다"며 솔직하게 말문을 열었다. 희망 진로가 방송과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때만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대학 방송국의 업무는 여기서만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현주 학우는 고등학교 때부터 방송 기술을 꿈꿔온 만큼 입학 전부터 HIBS를 찾아봤다. "재주꾼 선발대회를 보며 HIBS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3월 초 동아리 박람회에서 직접 지원서를 제출했다"며 당시의 간절함을 떠올렸다.
이다연 학우는 취임과 함께 세 가지 비전을 세웠다. '일하기 좋은 방송국', '보기 좋은 방송국', '성과가 좋은 방송국'이다. 그 중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것은 환경 미화였다. 취임 직후 부실무국장과 함께 방학 중 일주일간 기재실을 정리하고, 동기 전원이 참여해 방송국 전체를 청소했다. "공간의 변화가 구성원들의 태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다"는 그는 장기적으로 보도국 리모델링도 추진할 계획이다. 방음 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인터뷰 촬영과 회의 진행에 차질이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오디오 방송 운영 방식의 변화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국원들의 노력이 더 많은 학우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방송 운영 방식을 학우들의 실제 미디어 이용 환경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며 생방송 중심 방식을 사전 녹음 송출이나 온라인 콘텐츠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현주 학우는 "보이는 라디오나 팟캐스트 형태도 고민하고 있다"며 "동계 교양 훈련 때 비공식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보며 경험을 쌓은 뒤, 내년에는 학우들이 오디오 방송을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고 싶다"고 전했다.
또한, 국원들의 실력 향상에도 집중하고 싶다고 밝혔다. "배우고 싶은 건 많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동기들이 많았다"며 부담 없이 서로 아는 것을 나눌 수 있는 스터디 운영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조금씩 함께 배우다 보면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방송국 전체의 실력도 자연스럽게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다.
마지막으로 이다연 학우는 "제 임기가 끝난 뒤에도 후배들이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좋은 운영 체계를 마련해 두고 싶다"며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이후의 HIBS가 더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다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1973년 개국 이래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학우들의 목소리를 담아온 HIBS. 전·현임 실무진의 이야기에서 묻어나듯, 그 긴 역사를 이어가는 것은 결국 방송국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오늘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국원들이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장예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