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과 산업의 융합 시너지 AQUEL, iF DESIGN STUDENT AWARD 수상
수중 AR 고글로 다이버들의 불안을 해결한 디자인 이야기
스쿠버 다이빙을 하다가 버디가 잠깐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많은 다이버들이 공통적으로 불안을 느낀다고 말한다. 상대가 어디 있는지, 괜찮은지, 신호를 제대로 이해한 건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본교 시각디자인과 김희진, 허유진 학우와 산업디자인과 원다빈 학우는 수중에서 끊기는 연결감이라는 문제를 수중 AR 아이웨어 디바이스 ‘AQUEL’로 풀어냈다. AQUEL은 최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로 꼽히는 독일 iF DESIGN STUDENT AWARD 2026에서 Good Health+Well-being 부문을 수상하며 국제 무대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iF DESIGN AWARD는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다. STUDENT AWARD 부문은 전 세계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심사위원단은 디자인의 기능적 논리, 사용자 리서치 기반, 문제 해결의 명확성을 주요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번 AQUEL에 대한 심사평에서 심사위원단은 "미래 다이빙 기술에 대한 매우 유망한 자극", "명확한 사용자 리서치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기능적 논리가 제시되었다"라며 높이 평가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연결감이었다
스쿠버 다이빙은 버디 시스템을 전제로 한다. 함께 잠수하고,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며, 문제가 생기면 즉시 도와야 하는 구조다. 그러나 수중에서는 음성 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든 의사소통이 수신호에 의존한다. 팀이 다이버와 강사들을 인터뷰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버디가 잠깐만 시야에서 사라져도 불안하다"와 "손동작을 보긴 했지만 정확한 의도인지 확신하기 어렵다"였다.
문제를 더 깊이 파고들수록 수중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문제는 말을 할 수 없는 것보다 서로의 상태와 위치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기 어려움을 발견했다. 탁도, 저조도, 기포, 조류, 거리감 왜곡 등의 수중 환경 요인이 더해지면 수신호는 위험한 상황일수록 더 믿기 어려워진다. 팀은 이 문제를 '버디 간 공유된 상황 인지가 끊기는 상태'로 정의했다.
수중에서는 자세를 바꾸기 어렵고, 시선을 돌리는 순간 주변 환경과 버디를 놓칠 수 있으며. 음향이나 진동은 어떤 정보인지 즉시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AR HUD는 다이버가 이미 바라보고 있는 시야 안에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적합했다.
다만 시야를 가득 채우는 방식은 오히려 위험하단 점을 고려하여, AQUEL은 정보를 많이 보여주는 것보다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정보만 주변 시야에 배치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기존 수신호를 대체하지 않으며, OK, HELP, UP 같은 다이버들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신호 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되, 수신호가 보이지 않거나 맥락 전달이 어려운 순간을 AR 정보로 보완하는 방식이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논쟁한 지점은 안전 기능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균형이었다. 수중 레저는 즐거움도 중요한 경험이기 때문에 촬영, 장면 기록, 버디와의 간단한 표현 기능도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그러나 리서치 결과로 돌아가면 사용자가 가장 강하게 불안을 느끼는 순간은 버디를 놓치거나 자신의 상태를 즉시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최종 결정은 안전 중심 커뮤니케이션을 핵심으로 두고, 엔터테인먼트 요소는 위험도가 낮은 상황에서만 보조적으로 작동하도록 정리하는 것이었다.
이들이 iF 어워드 출품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넓은 프로젝트를 짧고 명확한 이야기로 압축하는 과정이었다고 한다. AQUEL은 제품 형태, AR 인터페이스, 수중 커뮤니케이션, 안전 시나리오가 모두 연결된 프로젝트라 설명할 요소가 많았다.
팀은 해외 심사위원들이 수중 다이빙 환경에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메시지를 더욱 쉽고 명확하게 정리했다. 내용을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도 한층 선명해졌으며, 공모전 제출물에서는 기능을 나열하기보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하며, AQUEL이 기존의 어떤 경험을 변화시키는가’를 먼저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컨셉에서 검증으로, AQUEL의 다음 단계
팀은 앞으로 수심, 잔압, 나침반, 버디 위치 등의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연동하고, AR 디스플레이에서 가장 안전하게 인지되는 정보 표현 방식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장갑 착용 상태에서의 제스처 인터랙션, 비상 알림의 강도와 우선순위 조정도 실제 다이버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사용성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성과는 다이버와 강사들을 직접 만나며 발견한 현장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결과다. 팀원들은 지속적인 사용자 인터뷰를 통해 문제를 끊임없이 재정의했으며, 이 과정에서 꼭 필요한 정보와 덜어내야 할 정보를 정교하게 조율해 나갔다.
김희진 학우는 "이번 수상을 통해 좋은 디자인이란 새로운 기술을 화려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불안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해결 가능한 경험으로 전환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세 학우의 수중 깊은 곳에서 발견한 인사이트가, 앞으로 다이빙 장비의 경험을 바꾸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 작품 링크: https://ifdesign.com/en/winner-ranking/project/aquel/779804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황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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