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학과 기획전시 《Everything Dance Hall》 개최
정답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몸짓을 하나의 댄스홀로 풀어내다
본교 예술학과 전시기획팀 FLUX 614가 기획한 전시 《Everything Dance Hall》이 지난 15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20일까지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제1관과 한국문화예술센터에서 진행되며, 신진 작가 13인이 참여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움직임과 존재 방식을 ‘춤’이라는 은유로 풀어낸다.
FLUX 614는 예술학과 4학년 전공수업 ‘전시기획 및 실습’을 기반으로 결성된 신진 기획자 콜렉티브다. 해당 수업은 정연심 교수의 지도 아래 매년 기획전을 개최해오고 있으며, 학생들은 전시 기획부터 공간 구성, 디자인, 홍보, 운영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한다. 이번 전시 역시 예술학과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기획한 프로젝트로, 작품과 관객, 공간과 담론을 연결하는 기획자의 역할에 주목한다.
《Everything Dance Hall》은 하나의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 삶의 모습을 댄스홀에 비유한다. 전시는 삶이 때로는 흔들리고 무너지더라도 다시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여기서 춤은 완성된 안무나 아름다운 몸짓이 아니라, 목적을 알 수 없는 순간에도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인간 존재의 방식이다.
전시는 인간의 몸짓을 춤으로, 삶의 장면들을 하나의 댄스홀로 바라본다. 삶이 우리를 예고 없이 흔들고 무너뜨릴 때조차 우리는 다시 균형을 잡고 다음의 스텝을 밟는다. 전시는 이러한 인간의 끈질긴 움직임과 존재의 리듬을 조명하며,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무대 위 춤추는 존재들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에는 김가진, 김다솔, 김재우, 듀킴, 서혜림, 손예인, 신상준, 신종찬, 안진선, 윤대원, 이가은, 정들돌, 최지우 작가가 참여했다. 회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동시대의 삶과 몸짓을 탐구하며 전시가 제안하는 하나의 거대한 ‘댄스홀’을 함께 구성한다.
전시는 ‘섬광’, ‘구두’, ‘칵테일’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섬광’은 예측할 수 없이 점멸하는 삶의 순간과 흔들리는 감각을 다룬다. 삶이라는 댄스홀 속에서 우리는 때때로 어지럽게 번쩍이는 빛에 속아 넘어지고 방향을 잃기도 하지만, 그러한 불안정함 역시 삶을 구성하는 일부임을 이야기한다.
‘구두’는 계속해서 발을 내딛게 만드는 인간의 움직임과 창작의 리듬에 주목한다. 몸이 리듬이 되고 리듬이 몸이 되는 순간처럼, 작가들은 각자의 매체를 통해 자신만의 춤을 만들어낸다. 회화와 조각, 영상과 설치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삶과 세계를 향해 내딛는 하나의 몸짓으로 읽힌다. 마지막 섹션인 ‘칵테일’은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만나 뒤섞이며 만들어내는 공존의 순간을 조명한다. 각자의 사연과 고독을 지닌 사람들이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며 만들어내는 감각의 혼합은 완전한 합일보다도 더욱 인간적인 풍경으로 제시된다.
개막일에는 오프닝 리셉션과 라이브 디제잉 행사가 함께 진행되었다. 전시장에는 작가와 기획자, 교수진, 졸업생, 미술계 관계자들이 모여 전시의 시작을 축하했다. 음악과 조명, 케이터링이 어우러진 현장은 일반적인 전시 오프닝보다 하나의 파티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전시가 제안하는 ‘댄스홀’의 감각을 현실 공간으로 확장했다.
전시를 총괄한 배민성 학우는 “워낙 큰 프로젝트라 지난 3개월 내내 긴장감의 연속이었다”며 “전시는 시작부터 끝까지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과정에서 만났던 모든 분들의 도움 덕분에 전시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든 분들의 손길이 녹아든 전시인 만큼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디자인을 총괄한 진서영 학우는 “기존 전시 디자인보다는 자유로운 레이브 파티의 에너지에 주목했다”며 “팀원들이 가져온 다양한 아이디어를 조합해 《Everything Dance Hall》만의 시각적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물을 실제 공간에서 마주하니 긴 시간 준비해온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보를 담당한 강민 학우는 “전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후원 유치와 언론 홍보, 참여 프로그램 기획 등 모든 것이 처음이라 막막하게 느껴졌다”며 “하지만 팀원들과 하나씩 부딪혀가며 준비하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많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지도한 정연심 교수는 이번 전시가 신진 기획자들이 경험하는 개인적·사회적 불안감을 ‘춤’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앤디 워홀의 「Dance Diagram」을 참조한 포스터를 통해 전시의 핵심 개념을 압축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다고 밝혔다. 또한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는 20대의 흔들리는 발걸음을 영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통해 서로 교감하고 공유하는 과정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비틀거리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몸짓은 불안의 징후이자 새로운 출발의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다른 미술대학의 졸업전시처럼 학생 개인의 작업을 선보이는 자리가 아니다. 예술학과 학생들이 기획자의 시선으로 작가와 작품, 공간과 관객을 연결하며 하나의 전시를 만들어낸 결과물에 가깝다. 수업에서 배운 비평과 큐레이팅, 전시 실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며 신진 기획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발을 내딛는다.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Everything Dance Hall》은 그런 우리의 삶을 하나의 춤으로 바라본다. 완벽한 안무도, 정해진 무대도 없지만 각자의 리듬으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댄스홀에서 춤추고 있는지 모른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강민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연준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