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UT Austin), Oguzhan Bayrak 교수 초청 강연 개최, 21세기 구조 공학: 도전과 기회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UT Austin 석학이 들려준 노후 인프라와 신규 건설의 균형점
본교 공과대학은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UT Austin)의 Oguzhan Bayrak 교수를 초청해 '21세기 구조공학: 도전과 기회(Structural Engineering in the 21st Century: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주제의 특별 강연을 지난 6일, 제1공학관에서 개최했다. 강연은 구조공학을 전공하는 학부생부터 박사과정 연구원, 타 대학에서 참석한 내빈까지 강의실을 가득 채운 가운데 진행됐다. 인구·자원·노후 인프라라는 거대한 변수 앞에서 구조 엔지니어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를 묻는 강연이었다.
이번 강연은 본교 공과대학 최종권 교수가 직접 자신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Oguzhan Bayrak 교수를 초청하면서 성사됐다. 최종권 교수는 자신이 재직 중인 본교에서 옛 스승을 맞이하게 된 것을 두고 "각별한 의미가 있다"라고 소개했다.
Oguzhan Bayrak 교수는 UT Austin 토목·건축·환경공학과 석좌교수이자, 동 대학의 Phil M. Ferguson Structural Engineering Laboratory 및 Concrete Bridge Engineering Institute 소장(Director)으로 재직 중이다. 국제 구조 콘크리트 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u Béton, fib) 해석·설계(Analysis and Design) 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철근 콘크리트와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구조물의 거동·설계·평가·보강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Oguzhan Bayrak 교수는 강연의 첫머리에서 거대한 숫자 두 개를 꺼냈다. 2000년 약 60억 명이었던 세계 인구는 2050년 약 9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50% 증가에 해당한다. 더 충격적인 것은 자원 소비량이다. 2000년 약 470억 톤이었던 천연자원 소비량은 1,400억 톤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인구는 1.5배로 증가하는 동안, 자원 수요는 3배 가까이 폭증하는 셈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그만큼의 천연자원이 없다는 점입니다." Oguzhan Bayrak 교수가 강연에서 던진 질문이다. 결국 21세기 구조 엔지니어가 마주한 핵심 과제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것(Doing more with less). 이것이 21세기 구조공학의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입니다."
신규 구조물 설계의 대표적 난제인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의 응력 손실 예측이 그것이다. 기존 미국 설계 기준인 AASHTO LRFD 방식으로는 단순 지지 구조물 하나의 프리스트레스 손실을 추정하는 데만 약 600 번의 개별 연산이 필요했다. 그러나 UT Austin 연구팀이 정립한 모델을 적용하면, 동일하거나 더 높은 정확도의 추정값을 단 60 번의 연산만으로 얻을 수 있다. 전체 계산량의 10 분의 1로 같은 결과를 도출하는 셈이다. 복잡성을 줄이면서 정확도는 유지하는 이 사례야말로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설계 기준 위에서 실증한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UN 환경계획(UNEP)이 제시한 '탈동조화(decoupling)' 개념도 함께 소개됐다. 자원 사용과 경제 성장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고, 기술·금융·사회적 혁신을 통해 경제는 성장하되 자원 사용은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Oguzhan Bayrak 교수는 "이 변화의 흐름에서 구조 엔지니어의 기술적 기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Oguzhan Bayrak 교수는 이 거대한 과제를 두 가지 영역으로 나눠 접근했다. 첫째는 이미 존재하는 노후 인프라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둘째는 새로 짓는 구조물에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가다.
기존 인프라의 경우, 단순히 새것으로 교체하는 방식은 더 이상 답이 아니다. 노후화가 진행된 구조물의 실제 상태를 정밀하게 평가하고, 안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수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신규 인프라에서는 과거처럼 여유 있게 자재를 투입하는 보수적 설계 관행을 재검토하고,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설계 기준을 정비해야 한다.
강연 후반부에서 Oguzhan Bayrak 교수는 노후 구조물을 인간의 노화에 비유했다. 50년이 지난 콘크리트에는 균열, 박리, 탄산화, 알칼리-실리카 반응(ASR), 황산염 침식 등 다양한 문제가 동시에 나타난다. 그는 이를 60대·70대·80대로 접어든 사람의 건강 상태에 빗댔다.
"어떤 암은 진행이 매우 느려서 의사가 지금 단계에서는 그냥 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합니다. 구조물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미룰 수 있는 일인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 결국 자원 배분의 문제로 귀결됩니다." 이 비유는 강연장 전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Oguzhan Bayrak 교수가 강연 내내 강조한 또 하나의 메시지는 '학제 간 협력'이었다. ASR을 해결하려면 현미경 수준의 침전물을 보는 암석학자, 재료 거동을 다루는 재료공학자, 구조적 함의를 평가하는 구조공학자, 그리고 안전을 책임지는 원자력공학자가 모두 한 테이블에 모여야 한다. "한 사람이 모든 규모의 업무를 다룰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의 핵심 전문가들이 서로의 언어를 경청하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그가 26년의 학자 생활에서 얻은 결론이었다.
강연을 마무리하며 Oguzhan Bayrak 교수는 한 발전소의 사례를 들었다. 그 발전소는 단독으로 14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한다. 만약 이 발전소를 풍력 발전으로 대체하려면 해당 주(州) 전체를 풍력 터빈으로 덮어야 한다. "콘크리트에 균열이 생겼으니 폐쇄하고 새로 짓자"라는 단순한 해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대라는 것이다.
강연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학생들과 연구자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평가 방법, ASR 대응 설계, 미국과 한국의 인프라 현황 비교 등 다양한 주제가 오갔다. Oguzhan Bayrak 교수는 강연 말미에 청중을 향해 "여러분 중 더 많은 분들이 UT Austin에 지원해 함께 연구해 보길 기대한다"라는 인사를 남겼다.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인구가 늘고 자원은 줄어드는 시대에 구조 엔지니어가 짊어진 책임은 더 무겁고 정교해졌다. 이번 강연은 본교 공과대학 학생들에게 미국 최고 수준의 연구가 어떤 문제의식 위에 서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기회였다. 스승과 제자가 한 강단에서 다시 만나, 다음 세대의 엔지니어들에게 21세기의 질문을 건넨 자리였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황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