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디자인과 소모임 축제주간 ‘SISO 《See-Saw》’, 전공의 스펙트럼을 펼치다
9개 소모임 전시와 연사초청 통해 협업·탐색·확장의 창작 환경 제시
본교 시각디자인과 소모임 축제주간 ‘2026 시각디자인과 소모임 연합전시: SISO 《See-Saw》’가 3월 9일부터 13일까지 홍문관(R동) 1층 다목적실과 S동 3층 신축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번 전시는 시각디자인과 소속 9개 소모임이 참여해 각자의 작업과 활동 방향을 선보인 자리로, 전시와 연사초청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며 전공 안의 다양한 창작 방식과 학습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전시명 ‘SISO 《See-Saw》’는 ‘시각디자인과 소모임 축제 주간’의 약어인 ‘시소’를 놀이기구 ‘시소(See-Saw)’의 개념으로 확장한 데서 출발한다. 전시 설명에 따르면, 이는 끊임없이 오르내리며 균형을 바꾸는 시소의 역동성에 주목해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9개 소모임 사이에서 발생하는 협업의 과정과 놀이적 성격을 은유한다. 각 소모임이 만들어내는 고유한 파동이 서로를 밀고 당기며 새로운 감각과 관계를 형성하는 구조가, 이번 전시의 기조로 작동했다.
이번 SISO에는 3D 그래픽 소모임 ‘아이레이’, 그래픽 및 아트디렉팅 소모임 ‘그린비’, 영상 소모임 ‘드로마픽’, 일러스트레이션 소모임 ‘야즈’, 광고 소모임 ‘애드레날린’, 인터랙션 디자인 학술 소모임 ‘프로토’, 타이포그래피 학술 소모임 ‘한글꼴연구회’, 사진예술 소모임 ‘힙스’, 시각환경디자인 소모임 ‘하이픈’이 참여했다. 전시는 그래픽, 영상, 사진, 타이포그래피, 인터랙션, 브랜딩, 3D 등 서로 다른 영역을 병렬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각디자인이라는 하나의 전공 안에서도 작업의 방식과 관심의 방향이 얼마나 넓게 펼쳐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으로 기능했다.
각 소모임의 전시는 이 같은 스펙트럼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아이레이는 《INSCRIBED WORLD》를 통해 3D 그래픽을 하나의 완결된 형식이 아니라, 선택과 판단이 축적되며 형성되는 열린 세계로 제시했다. 그린비는 《TIL∕T Axis》에서 단일한 중심 위에 비대칭적 인식이 공존하는 상태를 다루며, 집단 안의 개별성과 긴장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드로마픽은 《벽에 대고 말하기》를 통해 분리된 서사와 장면이 영상이라는 매체 안에서 새롭게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프로토는 《Mutable Window》를 통해 디지털 인터랙션을 물리적 공간으로 확장하며 기술과 감각의 경계를 탐색했다.
야즈는 《YADZ Scratch Your Itch!!!!!!》를 통해 실현되지 못했던 창작 욕구를 전면에 드러냈고, 애드레날린은 《A DISH OF _ _》에서 광고를 하나의 요리처럼 재해석하며 메시지 전달 방식 자체를 전시 언어로 바꾸어 놓았다. 한글꼴연구회의 《태도를 가진 책들 The Attitude of Books》는 글자와 지면의 구조를 통해 읽기의 감각을 조율하는 작업을 보여주었으며, 힙스는 《STRATALITH》를 통해 사진의 축적과 침식, 기록의 밀도를 하나의 지층적 구조로 제시했다. 하이픈은 《HYPERBOLIC HYPE》를 통해 순간적 주목이 아닌 지속되는 기대와 관계의 설계를 탐구하며, 시각환경디자인이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조직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는 학생들에게 단순히 결과물을 내보이는 자리가 아니라, 각자가 무엇에 끌리고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싶은지를 점검하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아이레이 임유정 학우(캠퍼스자율전공, 25)는 시소전에 대해 “수업이나 과제의 틀에서 벗어나 내가 진짜 흥미를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프로토 신준성 학우(캠퍼스자율전공, 25) 역시 졸업전시를 제외하면 가장 큰 교내 전시 중 하나에 자신의 이름과 작업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시소전의 무게를 느꼈다고 전했다. 하이픈 정진서 학우(미술대학자율전공, 25)는 시소전이 재학생뿐 아니라 신입생, 외부인과도 작업을 나누는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소모임의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시소전을 ‘자신의 작업을 보여주는 자리’이자 ‘전공 안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은, 이 전시가 시각디자인과 안에서 갖는 위치를 잘 보여준다.
전시 준비 과정에서 학생들이 마주한 고민 역시 소모임마다 달랐다. 그린비 이루리 학우(시각디자인과, 25)는 완성도보다도 지금 시기의 시선과 고민을 솔직하게 담는 ‘진정성’을 더 중요하게 보았고, 프로토 손서연 학우(캠퍼스자율전공, 25)와 신준성 학우는 인터랙션 작업 특성상 체험 과정에서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문제, 그리고 프로젝터·동선·장비 최적화 같은 기술적 요소를 함께 고민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힙스 정채원 학우(캠퍼스자율전공, 25)는 하나의 주제를 어떤 매체로 시각화할 것인지를 두고 포토북, 조형물,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가능성을 실험했다고 밝혔다. 같은 전시 안에서도 어떤 학생은 메시지의 진정성을, 또 다른 학생은 체험 구조와 기술적 완성도를, 또 다른 학생은 매체 선택의 적절성을 중심에 두었다는 점은 시각디자인과 작업이 단일한 정답을 향해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다.
협업과 설치의 경험도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층위였다. 임유정 학우는 동기와 함께 밤샘 작업을 하고 마지막까지 S동에서 디스플레이를 정리했던 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고 정진서 학우는 프린트실과 명금당에 여러 소모임 학생들이 모여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이 전시가 수많은 사람의 시간과 열정이 모여 완성된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이루리 학우 역시 설치와 철거 전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함께 수행하는 경험 자체가 협동의 의미를 체감하게 했다고 말했다. 즉, 시소전은 결과물을 전시하는 자리인 동시에, 그 결과를 가능하게 하는 협업의 구조를 몸으로 경험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가 특히 의미를 갖는 이유는 신입생들에게 전공을 보다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드로마픽 고건녕 학우(디자인학부, 25)는 많은 신입생들이 입학 직후에는 자신이 4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조차 분명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말하며, 시소전이 그러한 방향성을 찾아가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임유정, 손서연, 정진서, 정채원 학우 역시 전시를 통해 시각디자인 안의 다양한 분야와 표현 방식을 보다 넓게 체감하고, 자신이 끌리는 방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실제로 시소전은 신입생들에게 소모임을 홍보하는 자리이면서도, 동시에 ‘시각디자인’이라는 이름 아래 존재하는 작업 세계의 폭을 구체적인 시각물로 확인하게 하는 자리였다.
이번 SISO는 전시와 함께 3월 10일부터 13일까지 소모임별 연사초청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전공 활동의 외연을 넓혔다. 힙스는 하태민 작가, 프로토는 최건혁 디자이너, 하이픈은 신명섭 고문, 드로마픽은 AFF(김인태) 감독, 아이레이는 빛나 디자이너, 애드레날린은 김승기 디자이너, 그린비는 프레스룸스튜디오, 한글꼴연구회는 슬기와 민, 야즈는 차차 작가와의 강연을 각각 마련했다. 전시가 소모임별 작업 결과를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연사초청은 그 작업이 실제 현업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기능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를 보다 구체적인 진로 맥락 속에서 바라볼 수 있었고, SISO는 결과와 과정, 학습과 실무를 함께 잇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이번 ‘SISO 《See-Saw》’는 9개 소모임의 결과물을 한데 모은 전시이자, 시각디자인과가 지닌 창작 환경의 폭과 유연성을 드러낸 자리였다. 그래픽, 영상, 사진, 타이포그래피, 인터랙션, 브랜드 디자인, 3D 등 서로 다른 분야가 한 공간 안에서 교차하며, 학생들은 자신이 속한 전공 안에도 다양한 실천의 방식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신입생들에게는 앞으로 자신이 어떤 방향으로 작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 가늠해보는 계기가 되었고, 재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작업을 공유하고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 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시각디자인과 소모임 문화가 본교 미술대학의 중요한 창작 기반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관우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최은서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