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서 나눔으로, 본교 농구 수업의 봉사 이야기
교양 수업에서 필리핀 봉사까지…실천으로 확장된 대학 교육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농구공이 코트 위를 경쾌하게 튕겨 오른다. 지난달 필리핀 타기그(Taguig)의 한 야외 체육관, 경기 시작을 앞두고 기록지를 정리하는 손길이 분주하다. 이 장면의 시작은 본교 농구 교양 수업이었다.
본교 교양 과정으로 운영되는 해당 수업은 일반적인 이론 중심 강의와 결이 다르다. 반복적인 실습을 통해 현장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감각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수업의 목표 역시 단순한 지식 습득에 머무르지 않고, 현장에서 즉각 적용 가능한 실천적 역량을 키우는 데 있다.
이 수업을 이끄는 이형주 교수는 ‘한기범 농구단’ 단장으로 활동하며 교육과 스포츠 현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교수의 교육 철학은 확고하다. 교양 수업이 지식 전달을 넘어 세상을 직접 경험하고 성장하는 ‘확장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학생들이 스포츠의 교육적 가치와 나눔의 의미를 몸소 체험할 수 있도록 강의실 안팎의 경계를 허무는 노력을 지속해왔다. 수업에서 만난 학생들을 국내외 봉사 활동으로 이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트 위에서 배운 협력과 책임을 사회적 실천으로 연결해 더 넓은 세계관을 갖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대표적인 활동이 ‘한기범농구교실 희망원정대’다. 농구를 통해 희망을 전하고 스포츠 나눔을 실천하는 해당 프로그램은 국내외에서 농구 클리닉, 친선 경기, 스포츠 용품 지원 등 다양한 교류 활동을 펼친다. 이 교수는 이를 ‘농구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활동’이라 정의하며, 이 과정에서 선수와 지도자,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성장한다고 강조했다.
농구가 일상적인 문화인 필리핀 타기그에서의 이번 활동은 더욱 의미 있는 교류의 장이 됐다. 윤지아 학우(시각디자인 21)도 수업에서의 인연을 바탕으로 이번 봉사단에 합류했다. 졸업 작품 준비로 바쁜 시기였음에도 필리핀행을 택했고, 현장에서 사진 촬영과 기록 업무를 맡아 활동 전반을 지원했다. 특히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는 장면이나 경기에 몰입한 선수들의 순간을 기록해 참여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중점적으로 수행했다. 윤 씨는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언어의 장벽을 넘어 거리감이 좁혀지던 순간을 꼽으며, “출신이나 언어와 관계없이 농구라는 매개로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 교수는 수업에서 강조해 온 협력, 존중, 도전, 나눔의 가치가 봉사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발현되는 모습을 보며, 대학 교육이 교실 벽을 넘어 사회로 확장되는 결실을 확인했다. 특히 농구공 하나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스포츠가 지닌 연결의 힘을 다시금 체감했다. 이 교수는 “스포츠는 언어를 넘어 사람을 잇는 강력한 힘이 있다”며, “학생들이 이번 경험을 통해 스포츠의 진정한 가치를 깊이 느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교실 밖 현장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운영상의 작은 실수가 경기 흐름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책임감을 배우고, 기록과 촬영이 활동의 역사를 남기는 중요한 작업임을 체감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향후 어떤 분야에서도 적용 가능한 보편적 역량으로 이어진다. 윤 씨 역시 이번 경험을 통해 시선의 변화를 느꼈다. 그는 “디자인 작업에서도 결과뿐 아니라 과정과 의미를 고민하게 되었고, 현장 경험이 전공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농구를 통해 교육과 나눔이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학생들에게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책임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본교의 교양 교육은 이제 수업의 경계를 넘어 현장과 사회로 그 지평을 넓히고 있다. 배움은 단순히 지식을 얻거나 자격을 취득하는 결과에 그치지 않고, 실천을 통해 살아있는 경험으로 거듭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번 사례는 강의실 안의 이론이 현장의 실천과 만날 때, 대학 교육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의미한 본보기가 될 것이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정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