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유리과, 카페 공간을 도자기로 번역하다
소모임 ‘예감도’, 테이블웨어 팝업 통해 전공 실습의 현장 확장 선보여
본교 도예·유리과 공식 소모임 ‘예감도’가 시각디자인과 강래현 학우(시각디자인과, 20)와 공동 기획하여 홍대 인근 카페 6곳의 시그니처 메뉴를 도자기로 재해석한 테이블웨어 팝업스토어를 진행했다. ‘HONGIK TABLEWARE MARKET PLAYLIST’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홍대 굽네 플레이타운 4층 굽네 갤러리에서 운영됐으며, 컵·머그컵·접시·사발·달항아리 등 카페 메뉴를 모티브로 한 기물과 함께 아크릴 키링·엽서·스티커 등 굿즈를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는 결과물 전시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기획부터 제작, 운영까지 전 과정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감도 회장 양승현 학우(도예·유리과, 21)는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을 ‘공간 분석’으로 설명했다. 단순히 디저트를 형태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각 카페가 지닌 분위기와 정체성을 도자기 언어로 옮기는 과정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실제로 카페를 방문해 메뉴를 경험하고, 공간의 색감과 조명, 인테리어 구성 요소를 관찰하며 기록했다. 또한 로고와 상호 사용에 대해 사전 협의를 진행한 뒤, 공간에서 받은 인상을 기물의 형태와 유약으로 연결했다.
양승현 학우는 “카페마다 고유한 감성이 있어, 말차를 판매하더라도 공간의 분위기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느낀 색감과 질감을 유약과 형태로 풀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바다를 연상시키는 카페는 푸른 계열 유약을 활용하여 재해석했고, 차 문화를 중심으로 한 카페는 다완과 사발의 형태를 참고해 기물을 구성하고, 청자 계열 색감을 적용해 공간의 인상을 반영했다. 이러한 과정은 메뉴를 단순히 ‘닮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분위기를 함께 해석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이번 프로젝트의 참여작가인 도예·유리과 김민하 학우(도예·유리과, 25)는 전공 수업에서 배운 사발 제작 경험이 이번 작업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업에서 사발 형태를 집중적으로 다뤄본 경험이 있어, 이번 전시 준비 과정에서도 물레로 형태를 안정적으로 잡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전공 수업에서 반복적으로 익힌 성형 과정이 실제 프로젝트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는 전공 수업의 내용이 실제 제작 과정으로 연결됐다. 도예·유리과 전공 수업 중 ‘재료연구(유약 실험)’에서는 다양한 유약 조합을 테스트 피스에 적용해 색감과 흐름, 질감을 실험한다. 양승현 학우는 “수업에서 진행했던 유약 실험을 실제 기물에 적용하며, 두께에 따라 질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작은 테스트 피스에서는 안정적으로 구현되던 색감이 실제 크기의 기물에서는 다르게 나타나기도 했으며, 가마 소성 과정에서의 변수 역시 고려해야 했다. 학생들은 반복 제작을 통해 유약의 결과를 조정하고, 실사용에 적합한 상태로 완성도를 높여갔다.
특히 이번 팝업은 판매를 전제로 한 실사용 기물 제작이라는 점에서 기존 조형 중심 작업과는 다른 기준을 요구했다. 양승현 학우는 “조형 작업과 달리 실제로 사용하는 식기는 기능적 완성도가 중요하다”며 “식탁에서 긁힘이 발생하지 않도록 바닥의 날카로운 부분을 다이아 블록으로 직접 갈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반복 제작 과정에서는 기물의 크기와 형태를 일정하게 맞추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며 “소성 과정에서 기물이 휘거나 유약 색이 예상과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어, 결과를 안정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 조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이처럼 판매를 전제로 한 제작은 조형적 완성도뿐 아니라 기능성과 반복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작업으로 이어졌으며, 전공 수업에서 익힌 성형과 유약 실험이 실제 사용 환경 속에서 다시 조정되고 적용되는 과정이 요구됐다.
이번 팝업은 본교 도예·유리과 학생들이 전공 수업에서 습득한 재료 연구와 성형 기법을 실제 사용 환경 속에서 적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기획 단계의 공간 분석, 제작 과정의 유약 실험, 반복 제작을 통한 완성도 조정, 운영 경험까지 이어진 일련의 과정은 전공 교육이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공 실습이 교내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외부 공간과 연결되는 경험은 본교 미술대학이 지향하는 실천적 창작 교육의 한 단면을 드러낸다.
참여작가
김민하 (도예·유리과, 25)
김채령 (도예·유리과, 25)
양승현 (도예·유리과, 21)
이현빈 (도예·유리과, 23)
윤하영 (도예·유리과, 23)
이재헌 (도예·유리과, 25)
성채희 (도예·유리과, 25)
성예현 (도예·유리과, 25)
홍서현 (도예·유리과, 25)
유민 (도예·유리과, 25)
예감도 인스타그램
@ a_s_ceramics_group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