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함께한 학우들, 전시 성료
산업디자인과와 디자인컨버전스학부, 미래 모빌리티와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제안하다
지난 11월 12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코엑스 Hall C에서 열린 제24회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는 약 88,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하여 국내 대표 디자인 축제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본교 산업디자인과와 디자인컨버전스학부 학생들이 참여한 프로젝트가 전시되어서 많은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본교 학우들의 전시는 디자인컨버전스학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3학년 Design Challenge[캡스톤 디자인] 수업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자리로, 이상훈 교수가 지도한 30명의 학생들이 5인 1조, 총 6개 그룹으로 참여했다. 또한 모빌리티디자인전공의 주병철 교수가 지도한 산업디자인과 학생들 역시 전시에 함께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를 주제로 한 연구·프로토타입을 선보이며 전시의 폭을 더욱 넓혔다. 학생들은 지속 가능한 소재 실험부터 호텔 경험을 재해석한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미래 모빌리티 연구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창의적 사고와 실험적 제작 과정을 관람객에게 소개했다.
산업디자인과 부스에서는 현대자동차와의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도심형 마이크로 PBV 'QIT'(Cute+Kit)가 전시되었다. QIT는 인구 밀집과 개인화가 가속화되는 도시 환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목적에 맞춰 변형 가능한 맞춤형 이동수단(Purpose Built Vehicle)을 제안한다.
프로젝트 팀은 불필요한 장식을 배제하고 수직·수평 라인을 중심으로 한 단순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언어를 구축했다. 차량은 직접 설계한 철제 프레임 위에 3D 프린터를 활용해 대부분의 외장과 부품을 제작·결착했으며, 차량 내·외부에 설치된 레일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액세서리를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QIT는 카고, 구급차, 팝업스토어, 1인 작업실, 4인승 모델, 캠핑, 택시, 픽업트럭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 가능한 멀티 유즈 PBV 플랫폼으로 완성되었다.
학우들은 이번 프로젝트가 단기간의 개발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2023년 모빌리티 프로토타이핑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던 3륜 모빌리티 제작 경험을 기반으로 축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1:1 크기 제작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특히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었다"며 팀워크의 가치를 강조했다. 각자의 역량을 살린 분업 체계를 구축한 덕분에 광주비엔날레 전시에 이어 서울디자인페스티벌까지 참여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전시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수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페스티벌에서, 실제 자동차 기업들과 동일한 공간에서 작품을 전시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팀이 걸어온 과정을 진정성 있게 담아낸 결과 많은 관람객들이 공감해주어 큰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는 저만의 개성을 강하게 드러내며, 사회 속에서 자동차를 바라보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산업디자인전공 4학년 제품애플리케이션 반(지도교수 이강현)은 'HID-E1001'이라는 브랜드로 서울디자인페스티벌 2025에 참여해 졸업전시 작품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는 교내를 넘어 외부 관람객과 직접 소통하며 작업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전시에는 고승현, 이가인, 박도현, 안석현, 김희나, 박재환, 전재호, 서현빈, 신재훈, 안성훈, 이지우, 양준홍, 이재웅, 유휘구, 이기현, 이준완, 정다건, 정의찬, 최지연, 황석환 등 총 20명(15개 팀)이 참여했다. 전시에서는 지속가능 디자인부터 미래 로보틱스와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뤘으며, 사용자 경험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제품 제안과 개인의 개성을 반영한 패션 아이템 등 다양한 결과물이 소개됐다.
주요 작품으로는 고도 민감성 개인(HSP)을 위한 감각 조절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서비스 'Qualia', 식물처럼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AI 홈 에코시스템 'EDEN', 로봇과 웨어러블을 확장된 신체의 일부로 제안한 'Pneuma Protocol'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무중력 환경에서 우주인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꼬리기관 웨어러블 디바이스 'Lunaris', 물리 세계와 가상 세계를 잇는 디지털 트윈 창작 툴 'Synq', 민간 안보·보조 목적의 드론 시스템 'AETHER', 차세대 익스트림 스포츠를 위한 개인 비행 유닛 'HALE' 등 미래 환경을 상정한 프로젝트가 함께 전시됐다.
이와 함께 생활 속 경험을 재구성하는 디자인 제안도 이어졌다. 피크닉 배달 로봇과 다회용기 디자인 'PLATO', 심리스한 몰링 경험을 위한 스마트 카트, 생태계 다양성 회복을 목표로 한 자연 서식지 복원 디바이스 're:scoper', 취미로 요리를 즐기는 Z세대를 위한 크리에이티브 푸드 스타일링 디바이스 'KITUNE', 여행과 일상의 기록을 위한 글래스 및 빔프로젝터 'ARCHI' 등이 소개됐다. 더불어 미래형 보호 웨어러블 프로덕트 'REPTA', 개성 표현을 위한 개인화 패션 아이템 'NEURAUX', 특별한 경험을 향으로 풀어낸 향수 'STIGMA'까지, 기술과 감성의 접점을 확장하는 다채로운 결과물을 통해 HID-E1001의 디자인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형 복합쇼핑몰 환경을 하나의 '도시'로 바라보고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한 미래형 스마트 카트 프로젝트 'SHERPA' 역시 전시 작품 중 하나로 소개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실제 쇼핑몰 사용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단순한 운반 도구를 넘어 사용자의 이동과 정보 탐색을 보조하는 카트를 제안한다.
전공 수업 과정에서는 기능의 단순한 추가보다 사용자 경험 설계를 중심에 두고, 사용자의 동선과 사용 맥락을 분석하며 형태와 조작성, 적재 구조 등을 반복적으로 검증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공간에서 작동 가능한 산업디자인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출품에 참여한 한 학우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을 통해 학교 밖 관람객과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시선을 직접 마주하며, 소통과 공유의 밀도가 높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발견하고, 재미있으면서도 실제로 작동하는 디자인 해법을 제안하는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디자인컨버전스학부는 스튜디오 DSLSM과 협업하여 '지속 가능성'이라는 주제를 호텔 체류 경험과 결합한 Hotel SDC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본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한 소재 실험부터 제작·브랜딩·전시까지의 전 과정을 학생들이 직접 수행한 것으로, 호텔이라는 익숙한 공간을 새로운 감각적 경험의 장으로 재해석했다. 부스는 리셉션 공간을 연상시키는 아카이빙 전시와 실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관람객이 호텔 'SDC'에 입장한 듯한 몰입형 경험을 제공했다.
<Pattable: 타이벡의 촉감을 활용한 쓰다듬는 파티션>
'Pattable'은 플라스틱 마블과 타이벡의 재질적 특성을 활용해 촉각 중심의 인터랙션 파티션을 구현한 작품이다. 타이벡의 질기면서도 유연한 탄성과 발수성에 주목해 수백 개의 절개 패턴을 적용했으며, 이를 둥글게 말아 구성해 쓰다듬으면 식물 잎사귀를 만지는 듯한 자연적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팀은 호텔 객실이라는 인공적 공간에서도 자연과 교감하는 힐링의 순간을 떠올리게 하고자 했으며, 관람객들이 향·촉감·소리 등 감각적 요소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체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fron: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구현한 구조적 지속가능 화분>
'fron'은 재활용 플라스틱 마블을 소재로 제작된 지속 가능한 화분 시리즈이다. 단순한 소재 대체를 넘어 사개 결합, 장부 결합, 밴딩, 도그본 가공 등 네 가지 제작 방식을 조합해, 공정 전반에서 낭비를 줄이면서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을 탐구했다. fron은 from + frond(잎사귀)의 의미를 담아 자연의 순환성과 생명력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을 두었으며, mini·standard·grand 세 가지 사이즈로 구성된 오브젝트는 공간과 사용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Elsewhere: 제로 웨이스트 방식으로 제작한 elsemirror>
Elsewhere 팀의 'elsemirror'는 한 장의 플라스틱 마블 판재에서 13개의 거울을 연속적으로 절단하는 제로 웨이스트 가공 방식을 실현했다. 익숙한 장면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는 'reset, be else'의 콘셉트 아래, 호텔 객실 유형(Deluxe-Twin-Suite-Single)에서 영감을 받아 서로 다른 크기와 관계성을 가진 거울 세트를 구성했다. 팀은 지속 가능성을 단순한 소재 선택이 아닌 제작 과정 전체에 내재된 태도로 바라보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최소화하는 것을 디자인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aro: 아날로그적 여유를 담아낸 호텔 트레이>
'aro'는 '아로새기다'에서 유래한 이름처럼, 사용자의 기억 속에 깊이 남는 아날로그적 휴식의 순간을 제안하는 트레이 시리즈다. 펜·액세서리·북·어메니티 트레이로 구성된 제품군은 물결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 형태와 플라스틱 마블 고유의 패턴을 활용해 잔잔한 감성을 전달한다. 빠르게 흐르는 호텔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게 하는 여유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 의도이며, 관람객들은 제품을 직접 만져보며 그 차분한 질감과 형태를 체험할 수 있었다.
<fl°side: 휴식의 순간을 정의하는 사이드테이블>
'fl°side'는 상판을 회전하면 자연스럽게 생기는 틈에 화병을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사이드테이블이다. 화병을 꽂는 동작 자체가 사용자에게 '휴식이 시작되는 순간'을 각인시키는 역할을 하며, 두 가지 높이의 테이블 시리즈는 다양한 공간 구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팀은 호텔이라는 낯선 공간에서 사용자가 스스로 감정적 리듬을 조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자 했다.
<ForRest: 실내로 스며드는 숲의 빛, 코모레비를 담은 디바이더>
'ForRest Divider'는 숲에서 잎사귀 사이로 스며드는 빛(코모레비)을 모티프로 한 디바이더 가구다. 레이저 커팅 패턴으로 제작된 두 겹의 패턴이 겹쳐지며 공간 속에 깊이감 있는 그림자와 부드러운 빛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모듈형으로 확장 가능한 구조 덕분에 다양한 호텔 환경에 적용할 수 있으며, 팀은 빠른 도시의 시간 속에서도 잠시 멈추어 자연의 리듬을 떠올릴 수 있는 여유를 전하고자 했다.
디자인컨버전스학부의 6개 조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속가능성을 해석하고 경험으로 확장해냈으며, 이번 전시는 학생들이 수행한 연구·실험·제작 과정의 깊이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관람객들은 호텔이라는 설정 속에서 각기 다른 감각적 경험을 체험하며 디자인이 만드는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는 허민재 교수가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 더블디(Double D)로 디자인 스페셜리스트 특별전에 참여한 점도 눈에 띄었다. 디자인 스페셜리스트 전시는 월간 <디자인>이 국내에서 영향력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 20팀을 선별해 초청하는 특별 전시로, 한국 디자인의 현재를 대표하는 실험적이고 사유가 담긴 작업들을 한자리에서 조망하는 자리다. 각 스튜디오는 포트폴리오와 디자인 철학, 지향점을 서로 다른 방식의 전시 디자인으로 풀어내며, 디자인의 결과뿐 아니라 그 이면에 놓인 사고와 태도까지 공유했다.
학생 전시와 더불어 현업 스튜디오의 축적된 작업을 함께 보여준 이번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은 디자인 교육과 실무, 산업 현장이 유기적으로 맞닿는 장으로 기능하며, 동시대 한국 디자인의 흐름과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제시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서진 일반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송국종 사진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연준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