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컨버전스학부, JAGDA Poster Award 대거 수상
'Safe’를 각자의 언어로 해석한 디자인컨버전스학부 학우들
일본 그래픽 디자인 협회(JAGDA)가 주관하는 국제 공모전 JAGDA Poster Award에서 본교 디자인컨버전스학부 학우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Safe’를 주제로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작들은 개인의 기억과 감정, 사회적 맥락을 각기 다른 시각 언어로 풀어내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도교수: 사카베히토미 SAKABE HITOMI)
이번 수상은 단순한 시각적 완성도를 넘어, ‘안전’이라는 개념을 다층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설득력 있는 그래픽 디자인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이번 JAGDA International Student Poster Award 2025에서는 동상 1명, 실행위원상 1명, 특별기업협찬상 2명으로 구성된 본상 4명과 입선 7명 등 총 11명의 본교 디자인컨버전스학부 학우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본상을 수상한 조유림 학우(디자인컨버전스학부, 23)는 작품의 출발점을 유년기의 기억에서 찾았다. 조유림 학우는 인생에서 가장 근원적인 평안과 안식을 느꼈던 순간을 ‘유년 시절 부모님의 품’으로 떠올리며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어떤 두려움 앞에서도 부모의 품을 가장 크고 안전한 요새로 인식하는 감정은 인간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고 보았고, 이에 따라 작품의 주인공을 아기 동물로 설정했다.
특히 어린 시절 부모의 존재가 세상의 전부처럼 거대하게 느껴졌던 기억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부모의 품이 화면을 가득 채우도록 연출했다. 이를 통해 관람자가 본능적으로 안정감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했다.
본상을 수상한 같은 학부 장서영 학우(디자인컨버전스학부, 23)는 ‘Safe’를 동물의 보호색이라는 소재에서 출발해 현대 사회로 확장했다. 장서영 학우는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남들과 다른 것, 눈에 띄는 것이 곧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작품 속 동물들은 튀지 않고 주변 환경에 녹아드는 것만으로도 천적으로부터 안전해진다. 그는 이를 통해 “사람 역시 특별하거나 눈에 띄지 않아도 충분히 Safe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동물들이 마치 ‘이런 것도 Safe야’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이 작품의 핵심 의도였다.
본상을 수상한 주여진 학우(디자인컨버전스학부, 22)는 ‘Safe’를 모든 인류가 지향하지만 완전히 도달할 수는 없는 개념으로 정의하며 작업을 전개했다. 주여진 학우는 사람들이 환경과 상황, 정서적 안전을 꿈꾸지만 이를 온전히 이루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안전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존재들에 주목했다.
이에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전 표지와 안전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초현실적인 크기 대비로 표현했다. 라바콘, 안전주의 패턴, 안전 조끼 등은 이미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작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미완성의 상태’로 등장하며, 안전이란 고정된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과정임을 드러냈다. 작업 과정에서는 머릿속에 있던 아이디어를 가장 적절한 조형 언어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화면 비율과 크롭, 조형성을 반복적으로 조정하며 메시지가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되는 방향을 모색했다. 이러한 과정은 이후 연작 전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됐다.
입선을 수상한 임새봄 학우(디자인컨버전스학부, 21)는 ‘Safe’를 보다 개념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했다. 임새봄 학우는 스스로 정의한 안전을 “약함이 노출되더라도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하며, 작업의 출발점으로 ‘naked’라는 키워드를 도출했다.
이 과정에서 조르조 아감벤의 ‘Bare Life(벌거벗은 생명)’ 개념을 접하게 되었고, 공동체의 보호 없이 권력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를 시각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그는 기존의 ‘안전’이 떠올리게 하는 단단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역설적으로 전복해, 보호막이 없는 원초적 상태를 ‘알’이라는 상징으로 표현했다. 깨지기 쉽고 연약한 이미지를 통해, 안전이란 무엇인지 다시 질문을 던지고자 한 것이다.
작품 제작 과정에서의 고민 또한 수상작의 완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였다. 장서영 학우는 최종 결과물이 B1 크기였던 만큼 A3 도화지에 수작업으로 작업한 뒤 고해상도 스캔을 거쳐야 했고, 수정이 어려운 수작업 특성상 여러 차례 다시 그려야 했다고 설명했다.
임새봄 학우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장의 포스터에 명료하게 담아내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약함과 공동체의 보호라는 개념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해, 하나의 이미지가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는 ‘ambiguous image’ 방식을 차용했다. 알 껍질이 깨진 모습처럼 보이면서도, 동시에 사람이 마주 보고 있는 형상으로 읽히도록 구성해 공동체의 의미를 시각화했다.
이번 수상을 통해 학우들은 작업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를 느꼈다고 전했다. 임새봄 학우는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준비해 출품한 작업이 입상으로 이어진 경험을 통해, “무엇이든 우선 시도해보는 태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에서 시각적인 조화를 중요하게 여기되, 단순한 장치에 머무르지 않고 맥락을 함께 설계하는 것을 자신의 작업 가치로 꼽았다.
또한 직접 도쿄를 방문해 전시 현장을 경험하며, 같은 주제 안에서도 국가와 개인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학우들은 공통적으로 매체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는 디자인을 지향하겠다고 전했다. 임새봄 학우는 AI 기술이 보편화되는 흐름 속에서, 오히려 실물 작업과 물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작업을 기반으로 하되, 아날로그적 방식과의 접점을 모색하며 다양한 그래픽 스타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계획이다.
이번 JAGDA Poster Award 수상은 학우들에게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시선을 점검하고 디자인 가치관을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 각자의 언어로 ‘Safe’를 해석한 이들의 도전은, 앞으로의 작업에서도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