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서 만개한 디자인-공학 협업의 꽃, 2025 IDEEA 프로그램 성황리에 마무리
9개국 17개 대학 220여 명의 대학생이 직접 만들어 낸 아이디어 교류의 장 열려
국제 디자인-공학 협업 프로젝트 ‘IDEEA(International Design and Engineering Education Association) 포럼 2025’가 지난 7월 본교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7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이번 포럼에는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멕시코, 루마니아 등 전 세계에서 89명의 대학생과 15명의 교원이 직접 참여했다.
IDEEA 포럼은 1999년부터 2018년까지 GM(제너럴 모터스)가 후원하던 PACE 프로그램을 이어받아 2019년 전 세계 대학에서 시작된 디자인-공학 협업 프로젝트다. 올해로 7회를 맞은 본 프로그램은 학계와 산업체의 연결과 아이디어 교환, 협력을 촉진하며 새로운 국제 협력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 제작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본교에서는 디자인-공학 협업 교과목의 일환으로 매년 2학기 다학제협업설계 4분반을 통해 수강이 가능하다.
IDEEA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당대 산업 환경을 반영하여 매년 새로운 주제의 학생 주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점에 있다. 2023년에는 ‘2030~2035 미래물류 자동환적 시스템디자인(Automated Transshipment of Goods)’이, 지난해에는 ‘도심 전기차 충전 솔루션(Urban Charging Solution)’이 주제로 채택됐다.
2025 IDEEA 프로그램에는 독일 폭스바겐 그룹이 제시한 ‘미래 자동차 솔루션 - 광변색 기술을 중심으로(Future mobility solution - featuring Photochromic Technology)’가 주제로 선정됐다. 광변색(Photochromic)이란 물질이 빛을 흡수하면 분자 구조가 변형되어 물질의 색이 바뀌는 현상으로 ‘색변환 기술’로 불리기도 하며, 현재는 자외선 양에 따라 변하는 선글라스나 자동차 선팅 등에 주로 활용된다.
이번 프로젝트 주제는 2030년 이후 해당 기술이 다양한 모빌리티 산업 내장재로 활용될 수 있을지에 주목한다. 주최 측은 프로젝트의 범위를 규정하는 발표에서 “운전자의 역할이 변화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에서 내부 인테리어는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고 역설하며 “이제 차량은 업무, 휴식, 엔터테인먼트를 포괄하는 다기능 공간으로 거듭난다”는 점을 강조했다. 광변색 기술을 시트 커버, 대시보드, 센터 콘솔, 윈도우 패널 등 다양한 내장재에 응용하여 사용자 편의성과 미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2025 IDEEA 프로그램에서는 시장 조사부터 퍼소나(페르소나) 지정, 컨셉 디자인, 사업성 검토, 목업 제작 등 모든 과정을 8개국 220여 명의 학생들이 직접 진행했으며, 2025 IDEEA 포럼에서는 지난 6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최종 발표가 이루어졌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은 이번 2025 IDEEA 프로그램에서 각각 Best Team Collaboration 부문 우승, 종합(Best Overall Award) 우승을 차지한 두 학우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Q. 두 분이 소속되셨던 팀의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민지 학우(건축 22) : 저희 팀은 ‘수면 전용 차량(Sleep Mobility)’이라는 새로운 모빌리티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현대 서울의 일상을 떠올려보면, 꽉 막힌 출근길과 붐비는 대중교통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공간조차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도시 환경으로 인해 늘 피로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개인 맞춤형 휴식 공간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차량이라는 이동 수단을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탑승하는 순간부터 하차할 때까지 온전한 휴식과 수면을 보장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차량의 전체 형상은 캡슐(capsule) 형태에서 착안했습니다. 수면 캡슐처럼 사람은 어떤 공간에 딱 맞게 들어가 있을 때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곤 합니다. 이에 저희는 차량 디자인 전반에 편안한 곡선미를 적용하여, 위협적이지 않고 안락한 분위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차량을 수면 환경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만들고자 광변색 기술을 활용했습니다. 내부 시트에는 체온 변화에 반응하는 특수 잉크를 적용해 탑승자의 상태에 따라 최적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고, 내부 조도 역시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도록 제작해 언제든 편안한 수면 환경이 유지되도록 계획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가 구상한 차량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개인 호텔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모빌리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규영 학우(기시디 19) : 저희 팀은 폭증하고 있는 서울 시내 택배 수요에 주목했습니다. 택배 기사와 하루종일 업무를 함께하는 동료로 택배 차량을 떠올렸고, 광변색 기술을 통해 택배 기사의 업무 편의성을 높이는 차량을 개발하고자 했습니다. 프로젝트 이름도 그에 맞춰 동료(Coworker)와 상자(Box)를 조합한 ‘COBO’로 정했습니다. 프로젝트 철학을 담으면서도, 발음하기에도 좋은 이름이죠. 설계한 택배 차량 역시 동반자의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새벽에서 저녁까지(From Dawn to Dusk)’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설정했습니다. 새벽 하늘과 저녁 노을에서 따온 짙은 하늘색과 분홍색을 테마 컬러로 사용했고, 내외관 디자인 사용자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도록 심플하면서도 둥글둥글하게 마감했어요.
COBO에는 광변색 기술을 이용하여 상하차 화물 위치를 제공하는 화물칸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각 택배의 위치 정보와 광변색 조명을 연동하여 하차가 편한 순서대로 택배를 실을 수 있도록 하고, 하차 택배의 위치도 안내하는 시스템입니다. 또한 택배 상자 정리를 물리적으로 보조하기 위한 칸막이와 보관 선반도 함께 설계했습니다. 보관 선반의 치수는 택배 기사의 평균 신장과 택배 상자의 규격을 참고해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했고, 칸막이는 텔레스코픽 구조(Telescopic, 일부분을 겹치거나 접히게 해서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만든 구조)를 응용하고 소재의 항복 강도(재료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영구적으로 변형되는 강도)를 고려하는 등 공학적 타당성을 갖추었습니다.
Q. 2025 IDEEA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김민지 학우 : 교내에서 외국 대학의 학생들과 교류하고, 협업하여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이어진 장기 프로젝트를 끝까지 마무리한 경험은 꽤나 큰 성장의 기회가 되었고, 그래서 종료 후에 후련함과 성취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김규영 학우 : 홍익대학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IDEEA 프로젝트 참여를 희망했던 만큼, 프로젝트 경험 자체만으로도 대학 생활의 과업을 이룬 느낌입니다.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지만, 종합 우승이라는 좋은 성과가 따라왔으니 홀가분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20대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평생 남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각자가 생각하는 IDEEA 프로그램의 장점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민지 학우 : 많은 학생들이 대학 시절 할 수 있는 해외 경험으로 여행이나 교환학생을 떠올리잖아요. 하지만 IDEEA는 또 다른 방식으로, 다른 방법 못지않게 값진 해외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해외 학생들과 직접 협업하며 서로 다른 교육 방식과 가치관을 접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접근 방식이나 태도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기간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해 보는 경험은 개인에게 아주 큰 성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규영 학우 :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의 확장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저는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에 재학하면서 다른 학과 학생들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이번 IDEEA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디자이너가 어떤 과정을 거쳐 제품을 개발하는지 옆에서 지켜봤거든요. 자동차나 제품 디자인을 보며 항상 ‘왜 저렇게 디자인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는데, 앞으로는 무조건 의문을 가지기보다는 디자인 이면에 숨겨진 노고에 조금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나의 제품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조사와 고민이 동반되는지 조금은 알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Q. 내년 IDEEA 프로그램에 참여를 희망하는 학우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민지 학우 : 해외 학생들과 의견을 맞추고,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언어적 장벽이나 문화적 차이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렸고, 서로의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대화와 조율이 필요했죠. 하지만 그럼에도 IDEEA는 과정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과 경험의 크기가 정말 큰 것 같아요.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끝까지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굉장히 컸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도전해 보시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김규영 학우 :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두 가지를 뽑아 보았는데요. IDEEA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학생들 중 팀 프로젝트를 해 본 학생은 많아도, 타 학과생이나 외국인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경험해 본 학생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기존의 프로젝트와는 달리 전혀 다른 생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협업하기 때문에, 어떤 의견이라도 수용할 수 있다는 마인드로 프로그램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본인이 정말 개진하고 싶은 의견이 있거나, 상대의 의견에 반대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무조건 수용하는 것만이 좋은 방향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철저한 근거를 들어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공대생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공대생이 어떤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전공 내용, 더 나아가 관련 논문까지 찾아보기를 권합니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공부하는 과정에서 내가 배웠던 내용을 정리할 수 있고, 몰랐던 지식을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겠죠.
모든 프로젝트 발표와 수상을 마친 IDEEA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은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수원 화성, 롯데월드타워 등을 주요 관광 명소를 방문하며 한국의 문화를 경험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호스트 역할을 한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김제도 교수는 “홍익대학교 학생들이 매년 IDEEA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기에, 2025년 포럼을 홍익대학교에서 직접 개최하게 되어 더욱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구축한 소중한 국제 협력 네트워크를 발판 삼아 학생들이 더 넓은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한편, 홍익대학교의 국제 교류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