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대학 디자인컨버전스학부 박원경, 류성원, 유지민, 정유진 팀, 2025 K-DESIGN AWARD WINNER 선정
대한민국 재난 현황을 분석해 한 가정의 재난사고 스토리에 대입한 모션포스터 및 인포그래픽 웹사이트로 호평 받아
조형대학 디자인컨버전스학부 박원경, 류성원, 유지민, 정유진 팀(지도교수 강민정, 이자인, 이하 수상팀)이 프로젝트 작품 ‘Are Disasters Democratic?’(재난은 민주적인가?)로 2025 K-DESIGN AWARD WINNER로 선정됐다. K-DESIGN AWARD는 대만의 Golden Pin Design Award, Design for Asia Award(DFA)와 함께 아시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불리는 국제 디자인 공모전으로, 올해는 전 세계 23개국에서 3,070개의 작품이 출품됐다.
수상작 “Are Disasters Democratic?”(재난은 민주적인가?)는 디자인컨버전스학부 2학년 강의인 ‘디자인컨버전스 스튜디오(1)’ 강의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작품으로, 대한민국 재난 현황을 분석해 한 가정의 재난사고 스토리에 대입한 모션포스터 및 인포그래픽 웹사이트다. 수상작에 대해 “웹사이트는 주인공 ‘강우’가 미스터리한 메일을 통해 어린 시절 가족을 잃게 된 화재 사고 보고서를 열람하는 상황으로 시작된다”고 밝힌 수상팀은 “보고서에는 대한민국의 재난 사고 역사, 재난 종류별 재난 약자와 피해 인과 분석, 재난 약자 시점의 대피 과정 시뮬레이션이 담겨 있다. 노인·임산부·어린이·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강우의 가족이 마지막 분석 대상”이라며 작품 내용을 설명했다.
2022년 겨울에 진행된 해당 프로젝트는 유지민 학우(디자인컨버전스 21)가 신문에서 발견한 ‘재난은 민주적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시작됐다. 수상팀은 당시를 “코로나19 팬데믹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교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그해 여름 기록적인 폭우가 사회 곳곳을 뒤흔들던 시기”로 회상했다. 프로젝트 주제 선정 과정에서 시의성이 높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자 했다는 것이 수상팀의 설명이다.
수상팀을 지도한 조형대학 강민정 교수는 “디자인 컨버전스 스튜디오1 분반은 인포메이션 디자인과 인터랙션 디자인을 융합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감정적·인지적 몰입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프로젝트를 기획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해당 강의에 대해 “학생들이 사회적 이슈를 선정하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스토리를 구성하며, 다양한 매체로 메시지를 전달해 깊이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구현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작품 속 보고서에는 대한민국의 역대 재난 사고 중 가장 피해가 컸던 1993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2003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2014 세월호 침몰, 2020 코로나 19 팬데믹이 담겼다. 수상팀은 “대형 재난 중 사망자·부상자 수를 기준으로 상위 사건을 선별한 후, 분석을 통해 의미 있는 재난 불평등성을 보인 4개의 사건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들은 단순히 웹사이트에 기록되는 것을 넘어, 네 학우들의 노력을 통해 AR(증강현실) 영상 포스터로 거듭났다. 메인 포스터는 주인공 강우의 사고 당시 뉴스를, 4개의 서브 포스터는 앞서 선정된 재난 상황 속 실제 재난 약자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포스터를 확인하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 시각장애인 희생자의 모습과 유가족 인터뷰,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 당시 임산부 희생자와 유가족의 마지막 대화, 세월호 침몰 당시 청소년 희생자의 마지막 문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삶의 마지막 순간에 확진자 격리 때문에 가족을 만나지 못한 어르신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웹사이트에서는 네 개의 사건 외에도 2017 포항 지진, 2018년 폭염, 2022년 폭우 반지하 침수 등 취약 계층이 많은 피해를 본 여러 재난 상황과, 해당 계층의 취약성이 재난 대처를 얼마나 방해했는지에 대한 관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백화점 사고 시뮬레이션에서는 가상의 임산부와 알츠하이머 노인을 대입하여 낙상 위험과 보폭, 보행 속도 및 자력 이동 능력 등 취약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대피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되짚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해 노력한 모습도 돋보였다.
위기도 있었다. 수상팀에 따르면 제작 과정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데이터 수집과 리서치 단계에서 발생했다. 수상팀은 “국가·민간의 재난 데이터를 양적으로 모아 정확도를 높이려 했으나, 재난 피해자 인터뷰 등 질적 데이터는 직접 명시되어 있지 않았기에 사례를 찾고, 통계를 내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수상팀은 당시를 회상하며 “데이터 시각화를 막 배우던 시기라 수십 가지 다이어그램을 시도하며 가장 의미 있는 형태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강 지도교수는 “기존 정보를 단순히 시각적으로 임팩트 있게 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직접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스스로 인사이트를 도출할 수 있도록 피드백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수상팀은 “예술과 디자인에는 일상에서 쉽게 놓치는 문제를 드러내는 힘이 있다”며 “모든 문제의 해답을 줄 수는 없지만, 수면 아래에 있던 이슈를 끌어올려 다양한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고 역설했다. 재난을 단순히 사건이나 사고로 인식하는 대신, 재난 속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공감 가능한 전달력’이 예술과 디자인에는 있다는 취지다. 수상팀은 “이러한 관심들이 모인다면 예술과 디자인은 제품, 서비스, 더 나아가 법과 제도 측면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손잡아 함께 문제를 해결로 이끌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민정 교수 역시 “이번 수상작은 아날로그 포스터로 시각적 관심을 유도하고, AR 영상으로 감정적 몰입을 강화하며, 이어지는 웹사이트에서는 실제 데이터를 시각화해 사용자가 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인지적 이해와 감정적 몰입을 동시에 이끌어 냈다는 설명이다.
인터뷰 말미에 강민정 교수는 “예술과 디자인은 문제를 시각화하는 동시에 해결 방안을 제안하는 분야”라고 강조하며 “인포그래픽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재난의 예방과 대응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재난 전후 사용자 경험을 분석하여 사용자 중심으로 정보 전달, 대피 방법, 지원 체계 등이 재설계된 서비스 디자인, 미래 재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며 사전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스페큘러티브 디자인, 시민 참여와 지역 자원을 연계해 공동체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디자인 등을 대표적인 예시로 소개했다.
수상팀 팀원들은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박원경 학우(디자인컨버전스 21)는 AR과 영상 제작 경험을 살려 영상과 시각 자료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비주얼 스토리텔러로 활동하고 있고, 류성원 학우(디자인컨버전스 21)는 사용자 경험과 공공사회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서비스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있다. 유지민 학우(디자인컨버전스 21) 역시 프로젝트에서 쌓은 UI와 인터렉션 디자인 역량을 기반으로 편리하고 아름다운 사용성을 만드는 디자이너로 나아가고 있으며, 정유진 학우(디자인컨버전스 21)는 UX·UI에 특화된 개인·기업 프로젝트와 서비스 디자인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수상에 대해 “무엇보다도 ‘재난의 불평등성’이라는 주제로 주변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뜻깊다”는 소감을 밝힌 수상팀은 “이번 작업은 재난 취약자들의 입장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첫 번째 기회였기 때문에, 앞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며 미약할지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2025 K-DESIGN AWARD 시상식은 10월 17일 시그니엘 서울 그랜드볼룸 연회장에서 개최된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