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형가구학과 이시평 학우, 청주국제공예공모전 대상 수상
전 세계 71개국 990점 출품작 중 최고 영예, 한국 공예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본교 일반대학원 목조형가구학과에 재학 중인 이시평 학우가 세계적인 권위를 지닌 ‘제13회 청주국제공예공모전’에서 작품 ‘Log 일지(日誌)’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공모전에는 전 세계 71개국에서 990점의 작품이 출품되어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며, 이 가운데 단 한 작품에만 수여되는 대상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특히 국적과 장르를 초월한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만장일치로 작품에 대한 대상을 결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사례로, 작품이 지닌 독보적인 예술성과 실험정신, 그리고 높은 완성도를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음을 증명한다.
이시평 학우의 작품 ‘Log 일지(日誌)’는 재료에 대한 깊은 탐구와 시간의 흐름을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그는 단단한 레드오크 목재 위에 녹슨 금속을 수없이 반복적으로 굴려 그 흔적을 새기는 과정을 통해 작품을 완성했다. 나무의 결 위로 스며든 녹의 흔적은 인위적인 문양을 넘어, 마치 세월이 자연스럽게 남긴 파티나(Patina)처럼 시간의 축적과 기록이라는 서사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냈다.
작품의 일부를 이루는 금속 기둥 내부에는 미세한 쇳가루가 담겨 있어, 이를 흔들면 맑고 청아한 울림이 공간을 채운다. 관람객은 작품을 눈으로 감상하는 것을 넘어, 소리를 통해 시간과 물성의 관계를 공감각적으로 체험하며 깊은 사유에 잠기게 된다. 심사위원단은 “재료에 대한 실험 정신과 더불어 조형적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며, 전통 공예의 맥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독창적인 감각이 단연 돋보였다”고 극찬했다.
올해로 13회를 맞은 청주국제공예공모전은 청주시와 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예 분야 공모전이다. 1999년 첫 개최 이래, 전 세계 공예 작가들에게는 새로운 등용문으로, 세계 공예계에는 미래의 흐름을 조망하는 바로미터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이번 공모전의 주제는 ‘물성의 서사(The Narrative of Materiality)’로, 재료 고유의 성질과 그 안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인간의 삶과 문화 속에서 갖는 의미를 예술적으로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시평 학우의 작품은 재료의 본질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작가의 개입을 통해 새로운 서사를 창조해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의 주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구현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의 가장 큰 혜택 중 하나는 그의 작품이 오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에서 모여든 수많은 관람객과 미술계 전문가들에게 직접 작품을 선보이며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킬 귀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는 개인의 영예를 넘어, 한국 현대 공예의 저력과 가능성을 국제 사회에 널리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대상을 수상한 이시평 학우는 “오늘날 기술의 발전은 예술을 포함한 삶의 모든 측면에 스며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진행될수록, 예술에서는 ‘기술을 통해 만든 작품이 어떤 맥락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작품과 관람자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재고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소재와 그것을 가공하는 기술적 절차를 얼마나 잘 수행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전달하려 했는지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작품이 작가의 손을 떠난 이후에도 여전히 공명하며, 관람자 또는 사용자가 각자의 방식으로 사유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번 수상을 통해 작업 활동에서 어떻게 더 날카롭고 정제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온전히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자유롭게 작업을 즐길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자 합니다.”라며 대상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본교 관계자는 “우리 대학의 학생이 세계 유수의 작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고의 성과를 거둔 것은, 우리 학교가 추구해 온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교육 방향과 깊이 있는 학문적 토양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고유한 예술 세계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평 학우의 이번 대상 수상은 단순히 한 학생의 성공 사례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는 한국 공예가 세계 무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동시에, 미래의 한국 공예를 이끌어갈 젊은 작가들에게 국제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전통 기법과 현대적 감각이 치열하게 교차하는 공예 분야에서, 이시평 학우의 작품처럼 재료의 본질을 탐구하며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창조하려는 시도가 세계 공예계의 주목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이다.
앞으로 그의 작품은 국내외 전시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날 예정이며, 학문적·예술적 연구와 창작 활동을 동시에 이어가게 된다. 본교 학우들의 창작 의지와 도전정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이번 수상의 의미는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안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