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산 명예교수, 교육학과를 위한 발전 기부금 전달
성적순보다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강조
지난달 13일 본교 교육학과 김은산 명예교수가 교육학과 학우들을 위한 발전 기부금을 전달했다. 기부금은 김 명예교수의 의지에 따라 성적순보다는 형편상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장학금 형태로 지급될 예정이다.
김은산 명예교수는 1974년 본교 교육학과에 교수로 임용되어 27년 동안 교육학과 학우들을 양성하고 지난 2001년 정년 퇴임했다. 한국니일연구회(現 한국자율교육학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한 김 명예교수는 1972년 최초의 니일 사상 소개서인 ‘니일사상과 교육’ 번역서를 발간하며 서머힐 학교를 최초로 한국에 소개하기도 했다. 서머힐 학교는 영국의 교육학자 A.S.닐이 1921년에 세운 사립 기숙형 대안학교로, 학생들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하며 총체적이고 조화로운 사람으로 성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상주 총장은 본교를 대표해 김 명예교수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김 명예교수는 감사패 수여 과정에서 “가정 형편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아르바이트 등에 집중하느라 공부를 잘하기 어렵다”며 “성적순보다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여러 학생에게 지원을 나누기 보다는, 수가 적어도 한 명 한 명에게 충분한 지원이 돌아갈 수 있도록 지급해 학우들의 부담을 직접적으로 덜어줄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다.
김 명예교수는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김 명예교수는 “장학금은 ‘당연히 공부를 잘해서 받는다’, ‘받은 장학금으로 친구들과 밥 한 끼 먹겠다’는 식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하며 “만약 본인이 한 학기 도움을 받았다면 훗날 동문이 되었을 때 후배에게 한 학기 도움을 주는 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명예교수는 “학교 입장에서는 번거로울 수 있다. 그렇지만 제대로 운영된다면 훗날 더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며 장학금 지급 방식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총장 역시 김 명예교수의 의견에 동의하며 “말씀하신 대로 (장학금을) 지급하고, 받은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다시 장학금을 전달 받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박 총장은 “공과대학에는 비슷한 형태의 장학금이 있고, 얼마 전 건축학과 퇴임 교수님도 비슷한 것을 제안하셨다”며 “교육학과를 시작으로 비슷한 장학금이 점차 퍼져나가며 선순환의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후 김 명예교수는 인문사회관(C동)으로 이동해 교육학과 학우들이 전달하는 감사패를 수령했다. 교육학과 학우들에게 김 명예교수를 “인간의 본성과 창의성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자율적 교육, 대안적 교육을 본인의 교육 철학으로 삼으시며 실천해 오신 교수님”으로 소개한 이윤미 사범대학 학장은 “과거부터 많은 공헌을 하신 교수님께서 큰 선물을 주신 것을 뜻깊게 생각하며, 장학금은 그 교육 철학을 미래로 연결하는 기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현 교육학과 학과장 역시 “교육학과가 처음 설립될 때부터 역사를 함께해 주신 김은산 교수님께서 큰 결심을 하셔서 학생들에게 많은 혜택을 줄 수 있게 되었다는 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감사패 전달식을 마친 뒤 학생 대표로 제36대 교육학과 학생회장 최윤성 학우(교육 20)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 학우는 “김은산 교수님께서 이끌어 주신 교육학의 발자취는 1980년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오히려 처음 입학해 접한 교육학개론과 교육철학 강의 속에도 교수님의 흔적이 깊이 새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김 명예교수의 성과와 정신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교육학과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취지다. 최 학우는 “장학금은 이 자리에서 멈추지 않고 교수님의 정신처럼 이곳에 남아 다음 세대로, 또 그다음 세대로 흘러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교수님의 뜻을 잃지 않고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더 따뜻한 세상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자리에서 김 명예교수는 교육학과 학우들에게 “이 자리에 선 것은 바톤 터치를 위해서”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 명예교수에 따르면 한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학생들의 만족도는 그렇지 못하다. “교육은 잘 살려고 하는 것 아니냐,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교육은 제대로 가고 있지 않다”고 강조한 김 명예교수는 “그런 의미에서 나름대로 애썼다고 했으나 대단히 미안하다”며 “여러분이 이어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감사패 전달식에 참여했던 고해솔 학우(교육 25)는 “교육학과에 큰 기부를 해 주신 만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며 “교수님 말씀을 들으며 깊은 생각도 많이 했고, 감사하는 마음을 많이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고 학우는 김 명예교수의 교육 철학을 들으며 “교수님의 말씀을 깊게 새겨 듣고, 앞으로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할지 더 깊게 생각해 보며 책임을 가지고 임하겠다”는 다짐을 남기기도 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태섭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장예찬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