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ach Lieberman 초청, 예술과 기술 그리고 인간 사이의 관계를 상상하다
Zach Lieberman 초청 강연 및 워크숍 ‘Poetic Computation & Body is the Interface’ 개최
지난 5월 23일, 본교 K201호 강의실과 홍문관 15층 ALC에서 특별한 강연과 워크숍이 열렸다. MIT 미디어랩 교수이자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인 재커리 리버만(Zach Lieberman)이 방한해 ‘Poetic Computation’을 주제로 강연을, ‘Body is the Interface’를 주제로 워크숍을 진행하며 기술과 예술, 인간을 잇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번 행사는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 최경윤 교수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리버만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자신의 대표작들과 예술 철학을 바탕으로, 기술을 단순한 도구나 기능적 수단이 아닌 인간 감각의 확장과 감성 표현의 매개체로 바라보는 관점을 공유했다. 그가 매일 코드로 그리는 스케치 작업(Poetic Computational Drawing), 목소리로 빛을 제어하는 AR프로그램, 시선 추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시스템 등은 알고리즘과 감성, 수학과 직관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는 “기술은 새로운 형태의 시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며,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강조했다.
리버만 교수는 관객의 호흡, 손짓 같은 작고 우연한 움직임조차 예술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창작의 민주화라는 그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openFrameworks, School for Poetic Computation(SFPC) 등의 오픈 플랫폼을 통해 기술의 접근성을 높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창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예술가뿐 아니라 학생, 일반인, 장애인 등 다양한 이들이 예술적 표현을 실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며, 기술을 통한 사회적 실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강연 후반부에서는 기술 발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성찰이 이어졌다. 그는 “기술은 단순히 효율성과 기능을 넘어, 인간의 본성과 감성을 비추는 거울이자 창조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졌다. “기술은 얼마나 감성적일 수 있는가?”, “당신의 감정을 시각화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인간과 기계는 어떻게 함께 창작할 수 있을까?” 이는 기술이 단순한 도구가 아닌, 교육, 디자인, 예술, 치료, 사회적 연대의 가능성을 품은 존재로 나아가야 함을 일깨우는 함의성을 주었다.
이어진 워크숍에서는 머신러닝 기반 포즈 인식 기술과 p5.js를 활용해, 신체 움직임과 제스처를 시각적 인터페이스로 변환하는 실습이 진행됐다. ‘타이포그래피와 신체 표현’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참가자들은 각자의 몸을 매체 삼아 색다른 예술 창작을 경험했다. 코딩 경험이 없는 학생들 또한 본인의 방식으로 작업에 몰입하며 창작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워크숍을 주관한 최경윤 교수는 “학생들이 자신의 몸을 매개로 표현하고 실험하는 모습을 보며 깊은 보람을 느꼈다”며, “저 또한 창의적 에너지를 되찾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는 예술과 기술이 단순히 결합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상호작용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이었다. 리버만 교수는 “홍익대학교 학생들의 에너지가 매우 인상 깊었다. 강연에서는 깊이 있는 질문들이 오갔고, 워크숍에서는 상상력 넘치는 실험이 이어졌다”며, “이렇게 열정적인 공간에 초대받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넘는 창작, 그리고 인간성의 확장을 모색하는 이번 강연과 워크숍은,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창의적 융합의 미래를 가늠하게 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안도현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장예찬 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