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조던, 본교에서 예술과 태도에 대해 말하다
환경 예술 사진가 크리스 조던 초청 특강 개최
본교는 지난 4월 25일(금), 미국의 환경 예술 사진작가 크리스 조던(Chris Jordan)을 초청해 특강을 진행했다. 이번 강연은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더 글로리어스 월드(The Glorious World)’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조던의 내한 일정에 맞춰 산업미술대학원 윤정미 교수의 제안과 기획을 통해 성사되었다.
윤 교수는 “크리스 조던의 작업을 오랫동안 인상 깊게 지켜봐 왔고, 학생들과 그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번 특강의 기획 배경을 밝혔다. 조던의 강연은 본교 재학생들과 미술대학 교강사들, 외부 청중까지 아우르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이날 강연에서 크리스 조던은 자신의 예술적 여정과 작업 철학을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외로움 속에서 시작된 거리 사진, 산업 지대의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한 색감과 미학, 그리고 무심코 찍은 사진들이 대량 소비 사회에 대한 관찰로 이어지기까지, 그는 자신의 길이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닌 “의도하지 않았으나 자연스럽게 시작된 것”이라고 회고했다.
조던은 수십만 개의 물품을 하나의 이미지로 집약하는 작업 방식과 더불어, 바닷새의 사체를 있는 그대로 기록한 8년간의 프로젝트 등도 소개했다. 그는 인위적인 구성이나 해석을 배제하고, 피사체에 대한 존중과 경외심을 유지하는 태도를 강조하며 “사진가는 예술가가 아니라 관찰자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강연 이후 이어진 질문 세션에서는 ‘작업 방식’, ‘사진가로서 지켜야 할 태도’, ‘관객과의 관계’ 등에 대한 다양한 질의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조던은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며,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해석보다 감응에 집중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좋은 사진은 기술이 아닌 감정과 태도에서 나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사진가의 핵심 능력은 창의성보다도 현전의 감각, 즉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라며, 예술가의 길에서 느끼는 두려움은 ‘방황’이 아닌 ‘탐색 중이라는 증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던은 “모르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불안한 것이고, 그 자체가 예술가의 태도일 수 있다”고 덧붙이며, 학생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정미 교수는 “작가의 삶과 태도, 그리고 예술과 사회를 잇는 실천적 고민까지 폭넓게 나눌 수 있었던 귀한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본교에서는 학생들이 예술가로서 자기를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연과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예술은 때로 기술보다 용기와 태도의 문제일 수 있다. 이번 특강은 학생들에게 단순한 작가 소개를 넘어, 불확실한 길 위에서도 자신만의 질문을 품고 걸어가는 삶이야말로 예술가적 태도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크리스 조던이 남긴 메시지는 오래도록 예술을 고민하는 이들의 마음속에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강민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연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