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2025년도 국가 ESG 우수기업 국제적 이행 부문에서 외교부 장관상 수상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며 ESG 경영의 중요성 알려
한국언론인협회와 고려대학교 ESG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9회 국가지속가능 ESG 컨퍼런스’에서 본교가 SDGs의 국제적 이행 공로로 외교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모범적으로 실천하며 ESG 경영의 중요성을 알린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에 앞장섰다는 취지다.
국가지속가능 ESG 컨퍼런스는 한국지속경영평가원이 주관하고 기획재정부, 외교부, 보건복지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주요 정부 기관이 후원하는 행사다. 지속가능한 ESG 경영의 확산과 활성화를 위해 매년 개최되고 있는 본 행사는 올해로 19회차를 맞았다.
컨퍼런스 및 수상은 지난달 20일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이루어졌다. 본교 박상주 총장은 해당 행사에 직접 참여하여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박 총장은 취임 초기부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교수진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학생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학금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국제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경영 분야에서 ESG 경영 실현과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개발목표) 달성은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본교 경영대학 유건재 교수는 “이제 비즈니스는 단순히 기업의 이익이나 정부만을 위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구성원, 지역사회, 더 나아가 지구나 환경까지 함께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으로 발전했다”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힘을 가지게 되며 각각의 목소리를 고려하고, 더 나아가 서로의 연결성을 이해할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것이 유 교수의 설명이다.
본교가 수상한 SDGs는 ESG 분야에서도 최근 관심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부문이다. UN은 지난 2015년 개최된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 기존 UN의 달성과제였던 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 새천년개발목표)의 후속 의제로 SDGs를 새로이 채택했다. 빈곤퇴치, 불평등 해소, 일자리 창출, 경제 성장, 지속가능한 발전, 기후변화 문제 해결 등의 목표를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이 주된 골자다.
MDGs와 SDGs의 가장 큰 차이는 주요 목표 변경에 따라 민간 부문의 역할을 강조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드러난다. MDGs의 주요 목적은 개발(development)이었고, 이를 위해 개발도상국을 이행 주체로 하는 8대 목표가 수립됐다. 그러나 새로이 채택된 SDGs에서는 주요 목적을 지속가능성(sustainable well-being)으로 변경했고, 이에 따라 이행 주체는 모든 국가로 변경됐다. ‘성평등 달성 및 여성 역량 강화’, ‘경제성장 촉진 및 일자리 확보’,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기후변화 대응’과 같이 대학,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새로운 세부 목표도 추가됐다. 유 교수 역시 “ESG는 결국 지속가능성을 보는 분야”라고 강조하며 “과거부터 강조되던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넘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방식으로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SDGs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본교의 SDGs 부문 장관상 수상은 친환경 재난 대응 기술 개발, 국제 디자인 워크숍, 글로벌 봉사활동 등 다양한 ESG 분야에서의 우수 사례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대한민국 최초로 제임스 다이슨 어워드(The James Dyson Award) 국제전에서 우승한 본교 ‘The Golden Capsule(골든 캡슐)’ 팀이 대표적이다.
산업디자인학과 및 기계시스템디자인공학과에 재학 중이던 4명의 학우들이 개발한 재난 현장용 수액 주입 장치 ‘골든 캡슐’은 기존 수액 팩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팔보다 수액 팩이 높은 곳에 있어야 한다는 문제점에서 비롯됐다. 장애물이 많고 구조 인력이 부족한 재난 현장에서 응급 구조대원이 수액 팩을 환자의 팔보다 높게 들고 이동해야 한다는 불편이 존재하던 것이다. 또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액 주입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는 전기를 사용하는 조절 장치가 필수적인데, 전력의 확보 역시 재난 현장에서는 큰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골든 캡슐’ 팀은 기압 차와 풍선 형태를 지닌 의료용 탄성체의 탄성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들은 수액을 풍선 안에 넣고, 풍선을 넣은 플라스틱 용기의 공기압을 외부보다 낮게 유지했다. 빨간 레버를 통해 플라스틱 용기의 공기압을 조절하여 수액 분출 속도를 원하는 정도로 바꾸거나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골든 캡슐’ 팀의 설명이다. 팀장을 맡았던 채유진 학우(산업디자인과 19)는 과거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별도의 인력이나 전기 없이도 기존 링거 방식의 1.5배라는 빠른 속도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상·중상 환자가 공존해 다양한 수액 분출 속도 세팅이 필요한 재난 현장의 특성을 적절히 반영한 결과다.
‘골든 캡슐’은 단순히 공모전 출품용이 아닌, 실제 사용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제작했다는 점에서 국제적 SDGs 실현의 우수 사례로 적합하다. ‘골든 캡슐’ 팀에 따르면 제품에 들어가는 의료용 탄성체는 실제 의료 제품이나 아기 젖병 등에 사용되는 LSR(Liquid Silicone Rubber) 소재를 사용할 예정이며, 테스트 과정에서 탄성체와 의약품의 접촉으로 문제가 생길 경우 탄성체 내부를 특수 소재로 코팅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기압 차를 활용한 만큼 산악 지대에서 사용하기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미 기존 링거보다 최대 1.5배 빠른 속도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고도에 가더라도 기존 링거와 비슷한 성능을 보일 수 있다”고 답변했다. 해당 문제를 반영한 개선 프로토타입에 속도 가시화 장치를 추가했다는 ‘골드 캡슐’ 팀은 “실제로 수액이 어떤 속도로 들어가고 있는지 의료진들이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급박한 재난 상황에 추가적인 자원 투입 없이 바로 활용될 수 있고, 현장의 지리적 특성이나 환자 개인의 상태를 효율적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국제 협력 성과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8월 본교 디자인컨버전스학부는 일본 하코다테 미래대학교 시스템정보공학부와 함께 2024 한일 하계디자인워크숍을 개최했다. ‘문화공생(文化共生)’을 핵심 주제로 진행된 워크숍은 본교 학우들이 직접 미래대학교를 방문하여 하코다테 지역 곳곳에 버려진 빈집과 빈터를 개선해 도시의 정체성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해당 워크숍에서는 전 세계가 공통으로 마주한 지역 소멸 문제에 대해 양국의 학우들이 각 국가의 특성을 반영해 고민하고, 이를 통합하여 창의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일본에서 가장 먼저 개항되어 독특한 건축 양식을 지닌 하코다테의 특성을 반영하여 빈집을 1층은 일본식, 2층은 서양식으로 재설계한 청소년 공간 디자인은 워크숍을 통해 도출된 대표적인 사례다. ‘혼네와 다테마에(겉모습과 속마음이 다른 일본인의 특성)’를 반영하여 1층은 청소년이 스트레스를 표출할 수 있는 공간으로, 2층은 청소년을 위한 스터디 공간으로 구성하여 내·외적 모습이 공생하는 하나의 정체성을 표현했다는 것이 프로젝트를 설계한 4팀의 설명이다.
당시 워크숍에 참여했던 한 학우는 “로컬지역의 개발에 있어서 경제적인 이윤추구를 우선시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일본은 지역이 지닌 고유한 정체성 유지를 더욱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다른 나라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은 가능하지만,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함께 성취하는 친구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거나,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답변한 학우들도 있었다.
실제로 한일 디자인워크숍을 계기로 본교와 미래대학교는 MOU 협약을 체결해 하계계절학기 교과목 학점인정, 교환학생 교류 등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더 나아가 지속적인 교류의 장을 형성한 모습이다.
다양한 국가에서 이루어지는 본교만의 글로벌 봉사활동 역시 돋보였다. 본교의 글로벌 봉사활동 역량은 서울권 대학 중에도 최상위권이다. 하계·동계를 구분하여 진행하는 본교의 글로벌 봉사활동은 지난해 기준 몽골 셀렝게, 캄보디아 씨엠립, 베트남 호치민·롱딘 등 다양한 국가와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다양한 봉사 방식도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몽골 셀렝게에서 진행한 하계봉사활동 팀장을 맡았던 우창민 학우(전기전자공학부 20)는 “현지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데칼코마니 만들기, 야채 도장 만들기, 체육 놀이, 부채춤 및 K-POP 체험 등 미술·과학·체육·문화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베트남 롱딘에서 진행한 동계봉사활동 팀장을 맡았던 이은규 학우(전기전자공학부 20) 역시 “약 2주간 롱딘의 중학교에서 미술·과학·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교육 봉사와 벽화 봉사를 병행했고, 주말이면 유적지를 탐방하거나 지역 고아원에 방문하는 등 지역 교류 활동도 이어갔다”며 지난 겨울을 회상했다. 이 학우는 봉사활동을 마무리하기 전 지역 축제에서 한국의 문화를 알리는 부채춤, K-POP 댄스, 태권도 등 문화 공연을 진행했던 추억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 학우는 모두 ‘현지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라는 고민을 바탕으로 글로벌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역설했다. 우 학우는 “프로그램 구성에 앞서 현지 학교와 소통하며 아이들의 연령대와 환경, 관심사 등을 파악해 미술·체육·과학·문화 등으로 교육 영역을 구분했다”고, 이 학우는 “베트남 중학생들의 수준과 관심사를 고려해 수업 자료와 교구를 제작하고, 참여형 수업을 중점으로 제작해 현지 아이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었다”고 밝혔다.
우 학우는 본교의 글로벌 봉사활동을 통해 “단순한 봉사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심 어린 교류”를 경험했다고 말한다. 함께 봉사활동을 진행하던 팀원들과의 협력, 현지 아이들이 보내 준 눈빛과 웃음 모두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 학우 역시 “혼자였다면 결코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함께 해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낀다”며 “소중한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평소 접하기 어려운 문화권에서 직접 소통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유 교수는 결국 ESG나 SDGs 등의 가치를 대학 단위에서 추구하고 발전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유 교수는 “ESG는 결국 기업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고려하여 그에 걸맞은 행동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도 사회를 구성하는 하나의 구성 요소이고, 다른 구성 요소들에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마땅히 ESG를 고려해야 한다”는 원리에 따라 처음 연결성이 대두되었다고 설명한다. 한일 디자인워크숍을 기반으로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 한 본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학의 ESG, SDGs 확립은 다른 사회 구성 요소들의 관련 가치 준수보다 더 큰 영향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유 교수는 “결국 대학의 학생들이 사회·기업으로 나갈 때 ESG나 SDGs, 혹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가치를 경험하고 가느냐, 그렇지 않으냐는 차이가 크다”며 “대학이 그러한 소양을 갖추고, 그러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관련 가치를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라 밝혔다. 지속가능발전목표를 갖춘 대학에서 지속가능성을 갖춘 구성원이 탄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결국 홍익대학교가 ESG 선도 대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학은 결국 지역사회와 분리될 수 없다는 가정하에, 본교가 예술과 디자인 측면에서 지닌 강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새로운 연결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예술이나 디자인은 예술 경영, 디자인 경영 등 다양한 학문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가 가진 문제들에 대해 독특한 관점이나 실용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SG 분야를 선도하는 대학으로서 홍익대학교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