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조형디자인과 서정화 조교수, 영국 V&A 뮤지엄 영구 소장 선정
'Material Container’, 한국 소재 기반 조형물로 세계 디자인사에 기록되다
금속조형디자인과 서정화 교수의 작품이 세계적인 디자인 박물관인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Victoria and Albert, 이하 V&A)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었다. 서정화 교수의 작품은 한국의 지역적 소재와 공예적 감각을 바탕으로 한 가구 시리즈 ‘Material Container(소재의 구성)’ 중 하나로, 촉각 중심의 조형성과 실용미를 동시에 인정받으며 V&A의 컬렉션에 정식 등록되었다.
‘Material container(소재의 구성)’는 두 가지 상이한 소재의 조합을 통해서 하나로 융합된 촉각적 감각을 전달하는 작업이다. 그는 폭넓은 소재를 수집하여 관찰하고 그중 새로운 감각을 창출하는 소재의 구성을 선택한다. 여러가지 소재를 일정하게 가공하기 하기 위해 강화도의 전통적인 완초 공예 기법에서 부터 기계 부품을 생산하는 주물공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한다. 이들이 소재를 다루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소재와 기법의 적합한 조합을 선택하여 가구를 제작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2013년부터 금속, 목재, 석재 등 현재까지 30가지 이상의 소재로 조합된 다양한 구성으로 제작 되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정화 조교수: 안녕하세요. 저는 금속조형디자인과 조교수 서정화 입니다. 소재의 물성과 실용가치에 대하여 연구하는 소재 디자인 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먼저, 영국 V&A 뮤지엄의 영구 소장 결정에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번에 소장된 작품에 대해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정화 조교수: 감사합니다. 이번에 V&A에 소장되게 된 작품은 제가 2013년 부터 작업하고 있는 ‘Material container(소재의 구성)’라는 가구 컬렉션 중의 하나 입니다. 원형의 상판과 원뿔 형태의 다리로 구성된 일정한 형태에 적용되는 다양한 소재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촉각적 감각을 전달하는 작업입니다.12년간 금속, 목재, 석재 등의 소재를 이용하여 약 30종류의 소재를 이용하여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Q. 이러한 작업을 하게 된 계기와 작품의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서정화 조교수: 12년 전 유하니 팔라스마(Juhani Pallasmaa)의 ‘The eyes of skin’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건축 디자인의 시각중심주의를 비판하고 오감을 통해 전달되는 촉각적 감각의 가치를 주장한 내용이 인상적 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서 제가 만든 사물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 폭넓은 촉각적 감각을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교수님께서 꾸준히 탐구해오신 디자인적 접근이나 창작 철학이 이번 작품에 어떻게 녹아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서정화 조교수: 소재의 본질적인 물성을 관찰하는 일은 제 작업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중의 하나 입니다. 평소 다양한 소재를 관찰하고 호감가는 소재들을 작업실에 수집해 관찰하는 활동을 통해서 작업의 영감을 얻습니다. ‘Material container’라는 작업도 같은 방식으로 흥미있는 소재들을 하나씩 수집하고 적절한 조합을 선택하여 가구에 조합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Q. 재료를 다루는 방식이나 조형적 접근에서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정화 조교수: 하나의 의자에 적용된 두 가지 소재의 시너지 효과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작업하였습니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소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소재의 본질적 물성이 잘 표현되어 있는 소재들을 선택하고자 하였습니다.
Q. 작품 제작 당시, 가장 고민하거나 실험적으로 접근한 지점이 있었다면 어떤 부분이었나요?
서정화 조교수: 한국의 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소재들 중 가구의 소재로 활용된 사례가 적은 소재들을 발견하고자 하였습니다. 화강석, 현무암, 완초 등의 자연 소재들은 한국의 건축이나 공예소품으로 자주 활용되는 소재들이지만 가구의 소재로는 활용빈도가 적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소재들을 작업에 응용하게 되었습니다.
Q. 본교 금속조형디자인과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신 입장에서, 이번 성과가 학생들에게 어떤 메시지로 다가가길 바라시나요?
서정화 조교수: 지역적 특성을 가진 소재를 사물에 적용였다는 점에서 V&A에서 저의 작업을 의미있게 평가했다고 생각합니다. 금속을 포함한 폭넓은 소재의 물성을 연구를 바탕으로 실용미를 창출하는 금속조형디자인과 학생들에게 소재의 물성연구를 중심으로한 조형활동이 의미있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Q.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국제적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는 경험은 교수님께 어떤 의미였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서정화 조교수: V&A는 영국에서 디자인과 공예를 포괄한 장식미술과 관련된 사료를 수집하는 기관입니다. 전세계에서 소장규모가 가장 큰 장식미술 박물관인 V&A에 한국 현대 디자인과 공예에 대한 기록물중 하나로서 저의 작업물이 선정되게 되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Q.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연구나 창작 프로젝트가 있다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정화 조교수: 우선은 올해에도 머테리얼 컨테이너 프로젝트를 통해 소재의 구성에 대한 조형실험을 통하여 에디션에 적용되는 소재의 영역을 확장할 예정입니다. 또한 작년에 졸업한 박사과정에서의 연구를 계기로 모호성을 조형언어로 활용한 조형언어에 대하여 연구하고 있는데 연구주제 그대로 ‘모호성’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모호성을 주제로 하여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완성이 된다면 가을 즈음에 모아서 전시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