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 건축가, 땅의 건축을 말하다
조병수 건축가, “땅의 건축”을 말하다
조병수 건축가 초청 특강이 지난 3월 26일, 건축학부 이재영 교수의 주관으로 서울캠퍼스 와우관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특강은 건축가들의 사고와 작품을 통해 한국 도시와 자연 속 건축의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연속 초청 강연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 조병수 건축가는 “땅의 건축”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건축가는 지난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으며 ‘땅의 도시, 땅의 건축’이라는 개념을 통해 건축과 도시를 조명한 바 있다. 그는 땅을 읽는 태도와 장소에 대한 존중이 건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설계 과정에서 땅의 결을 따르는 것이 어떻게 건축적 형태와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직접 설계한 국내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땅의 흐름과 특성을 건축에 반영해 온 과정과 철학을 공유했다. 특히 그는 “건축은 단순히 시각적인 대상이 아니라, 걷고 앉고 느끼는 경험의 총체”라며, 감성적 체험으로서의 건축을 강조했다. 또한 한국 전통 건축이 지형에 따라 공간을 배치하고, 자연을 수용하는 방식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학우들의 열정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건축학부에 재학 중인 한 학우는 “자연의 흐름을 중요시하지만 왜 주로 직선이나 기하학적 형태를 사용하는가”를 물었고, 조 건축가는 “유기적인 곡면도 실험 중이지만, 건축은 간결하면서도 유기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야 하며, 담백하면서 감동을 주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리노베이션에 대한 질문에는 “제약 조건이 오히려 창의적인 방향성을 제시한다”며,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구조적, 설비적 제한 속에서 자연스러움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최소한의 요소로 최대한의 공간 경험을 끌어내는 건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연을 주관한 이재영 교수는 “조병수 건축가는 자연 속에서 ‘땅’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그것을 체험할 수 있는 건축 공간들을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실험해 온 건축가”라며, “이번 강연은 그의 실험과 작품들을 학생들과 나누고, 학생들 역시 자신이 마주한 주변의 문제에서부터 건축을 시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세계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이나 현대 트렌드를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작업 역시 구체적인 삶의 문제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학생들이 구체성과 독창성을 갖춘 건축가로 성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에 참석한 학우는 “존경하던 건축가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의미 있었다”며 “특히 땅 아래 공간에 대한 관심으로 강연을 들으러 왔는데, 단순한 공간의 개념을 넘어 그 과정을 쉽게 설명해 주신 점이 인상 깊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건축학부는 이번 조병수 건축가 초청 특강을 시작으로, 우리 주변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건축가를 초청해 특강을 이어갈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조성룡 건축가에 이어, 오는 5월 22일에는 민혁식 건축가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해린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연준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