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대학원 김찬동 교수, 나주시문화재단 대표이사 선임
나주시만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통해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 구축 다짐
본교 미술대학원에 재직 중인 김찬동 교수가 지난 3월 출범한 나주시문화재단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나주시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재단의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는다.
나주시문화재단은 나주시의 문화예술 진흥과 시민의 문화적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설립된 재단이다. 2022년부터 설립을 추진하던 나주시문화재단은 지난 1월 창립총회 및 제1차 이사회를 거쳐 지난달 31일 공식 출범했다. 나주시문화재단은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정책 개발 및 수립, 문화예술 창작·보급 및 예술 활동 지원, 국내외 문화예술 교류 및 문화예술단체 지원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미술대학원 김찬동 교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본교 미술대학원 예술기획과 김찬동 교수는 미술행정의 전문가다. 학부 시절 본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김 교수는 대학원에 진학한 뒤 모더니즘 미학이 팽배해 있는 예술계를 바꾸어보고자 <Meta-Vox(메타-복스)> 그룹을 결성하여 활동하기도 했다. 이후 문화예술진흥원(現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입사한 김 교수는 30년간 문화예술위원회 미술전문위원, 아르코미술관 관장으로 일했고, 이후 경기문화재단 뮤지엄본부장,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관장 등을 역임하며 예술 관련 정책과 행정, 기획에 집중했다.
“10년 전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나주로 이전해 재직 기간 중 마지막 10개월 정도를 나주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다”며 밝힌 김 교수는 “당시 유서 깊은 문화 도시이지만 원도심이 동공화되는 지방 도시의 현장을 경험했던 기억이 있다”고 이번 나주시문화재단 설립에 참여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각 지자체마다 문화를 통해 지역을 살리고 특성화하기 위해 전담·전문 조직인 문화재단을 조성하는 추세인데, 나주시 역시 보유하고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 생태를 기반으로 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문화재단을 출범하게 되었다는 취지다.
김 교수는 “나주는 마한시대부터 백제 - 통일 신라 - 고려 - 조선에 걸쳐 전라도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해온 역사 문화도시”로 소개하며 “숱한 문화적 전통을 가진만큼 마한과 백제 시대의 고분군, 나주읍성, 고려 시대 국제적인 수준의 축제였던 팔관회 등 매우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근대에는 좌초된 프랑스 포경선 선원을 구하며 최초의 한국 - 프랑스 교류가 발생한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김 교수는 빼어난 생태 문화인 영산강, 독보적인 식문화인 나주 배와 곰탕, 전통의 음악 문화인 나주 판소리 등을 나주만의 독특한 콘텐츠로 소개했다.
‘나주시의 문화적 정체성 구축’이라는 목표를 확고히 하듯, 김 교수는 가장 주목하고 있는 과제를 묻는 질문에도 “지역의 역사 문화를 원천 콘텐츠로,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문화적 자산을 만드는 일”이라고 답했다. 나주시만의 고유한 문화콘텐츠를 통해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구축하고, 동시에 문화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다짐이다.
다양한 미술관 관장을 역임한 김 교수의 이력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김 교수는 “문화재단은 미술관보다는 문화 전반을 다루는 일이니 사고의 폭이 훨씬 넓어야 하겠지만, 최근 문화와 예술의 영역이 서로 융·복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의 운영 방법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근 예술은 인문·사회·역사·생태 등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을 다루기 때문에, 두 조직의 운영 측면에서 보면 완전히 무관할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김 교수는 인터뷰 말미에 “미술관은 나름대로의 독특한 영역이 있고, 문화재단은 대중적인 영역부터 전문영역에 이르기까지 문화적 현상 전반에 부응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며 문화재단과 미술관 운영을 완전히 동일시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나주시문화재단의 이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 노후 시설 리노베이션을 통한 국가적 수준의 문화 공간 조성 ▲ 문화 공간들에 동반할 수준 높은 전시·공연 등 콘텐츠 개발 ▲ 창조 계층의 유입과 자유로운 활동 보장을 강조했다. 나주시는 이미 도시재생 차원에서 과거 가장 큰 규모의 정미소(벼를 찧어 쌀을 생산하는 곳)였던 나주정미소(精米所)를 복합문화공간 ‘나주정미소(情味笑)’로, 일제강점기 시절 군수물자 공장으로 쓰였던 나주잠사(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곳)를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로 구축했다. 이미 구축한 문화 공간에서 진행할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동시에 아직 개발되지 않은 폐공장, 폐극장 등을 나주를 대표하는 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나주시만의 문화콘텐츠를 통해 고유한 정체성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국적 문화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나주시문화재단의 활동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제공 : 김찬동 교수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김태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