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센터
가비아 X 홍익대학교, 가비아 고스란체와 가비아 눌체 출시
가비아와 홍익대학교가 함께한 한글날 기념 무료 글꼴 2종 출시
기업 가비아가 한글날을 맞아 두 개의 무료 글꼴, 가비아 고스란체와 가비아 눌체를 출시했다. 이번 글꼴은 안병학(시각디자인) 교수의 지도 아래, 권순형(시각디자인 19) 학우와 최지호(시각디자인 20) 학우가 참여하여 개발되었다. 또한, 정영훈 디자이너의 도움으로 두 글꼴이 완성되었다.
가비아는 IT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 4년간 대학과 협력하여 무료 글꼴을 제작해왔으며, 이번 글꼴도 그 일환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기 위해 배포된다. 두 글꼴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다양한 업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그런 점에서, 학우들의 인터뷰를 통해 가비아 글꼴 프로젝트를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한다.
가비아 고스란체와 가비아 눌체에 대하여
각자 맡으신 글꼴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권순형(시각디자인 19): ‘고스란’은 잉크 펜으로 눌러썼을 때 나타나는 잉크의 맺힘을 강조한 글꼴입니다. 이 글꼴의 이름은 ‘온전한 상태’를 의미하는 단어에서 따왔으며,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쓴 손글씨의 촉감을 그대로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정돈된 뼈대 위에 부드러운 곡선을 더해, 글자에 온화함을 한층 더해줍니다.
최지호(시각디자인 20): 가비아 눌은 타자기체의 어수룩한 인상에 손글씨의 따뜻한 미감을 더한 부리 계열 완성형 글꼴입니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따뜻하고 개성 있는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글꼴 디자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권순형(시각디자인 19): 글꼴 작업 중 300자 정도를 파생했을 무렵, 한 자음에 수정할 부분이 생겨 그 자음을 포함하는 모든 글자를 수정해야 했습니다. 그때는 ‘스마트 컴포넌트’라는 기능을 몰랐기 때문에, 한 글자씩 일일이 수작업으로 수정하는 수고를 해야 했습니다.
최지호(시각디자인 20): 학기 중에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것이 조금 힘들었습니다. 2주마다 적게는 100자, 많게는 200자 이상을 파생할 때가 있었는데 진행이 많이 더뎠어요. 또, 내 글꼴의 뚜렷한 특징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용자를 고려하는지, 어떤 시각적 특징을 가졌는지 글로 정리하고 시작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도 이 점이 크게 아쉽습니다.
글꼴의 세부 요소들을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권순형(시각디자인 19): 글자의 획 굵기를 일정하게 보이도록 다듬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직선 획과 ‘ㅇ’과 같은 둥근 획의 굵기를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아무리 조정해도 두 부분의 굵기가 통일되지 않아서 많은 시간을 들여 조정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최지호(시각디자인 20): 글줄로 보았을 때 튀는 낱글자가 없는지, 내가 처음 생각한 인상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확인했습니다. 글자 크기별로 여러 번 출력해 보면서 계속 점검했습니다.
디자인 중간 과정에서 어떤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글꼴이 진화했는지 궁금합니다.
권순형(시각디자인 19): 초기 시안은 굉장히 강했습니다. 그러나 본문용으로 다듬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최대한 개성을 덜어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도 맵시 있는 조형미를 위해 세부적인 부분까지 꼼꼼히 봐주셨는데, 예를 들어 ‘ㅅ’의 사선 획 기울기 정도를 지적하신 적이 있습니다. 단순히 기울기 하나만 수정했을 뿐인데, 그로 인해 글꼴의 완성도가 크게 향상된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과정에서 많은 배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최지호(시각디자인 20): 모임꼴별로, 또는 쌓닿자 계열의 글자별로 모아놓고 보았을 때 글줄이 흔들린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꼼꼼하게 특정 글자를 짚어주셔서 계속 수정을 거듭했습니다. 국문, 영문, 특수문자 등이 섞인 문단을 가져갔을 때도 글자 크기의 비율이 어색한 점을 찾아주셨습니다.
*모임꼴; 자음(닿자)과 모음(홀자)이 상하좌우로 배치되어 있는 구조
글꼴 사용자가 이 글꼴을 통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사용했으면 하시나요?
권순형(시각디자인 19): ‘글자가 예쁘다’ 정도의 생각만 해주셔도 감사할 것 같습니다. 아마 모든 디자이너가 그렇겠지만, 마음에 드는 폰트를 우연히 발견하면 자연스럽게 그 폰트의 이름이 무엇인지 묻곤 합니다. 제가 만든 글꼴이 그런 대화의 주제가 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최지호(시각디자인 20): 서툴더라도 따뜻한 인상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 감정이 글꼴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랍니다.
글꼴이 완성된 후의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권순형(시각디자인 19): 1년 동안의 긴 작업 과정이었지만, 마침내 글꼴을 마무리하고 배포되는 모습을 보니 매우 뿌듯합니다. 특히 어떤 글을 쓰더라도 비는 글자 없이 온전히 제 글꼴로 표현되는 모습을 보았을 때 정말 감동스러웠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다양한 웨이트를 추가하며 작업 중 아쉬웠던 부분들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가고 싶습니다. 2024년 가비아 글꼴 프로젝트의 결과물, 고스란체와 눌체에 학우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아름답고 널리 사용될 수 있는 글자를 만들어 나가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최지호(시각디자인 20): 1학년 때부터 폰트 디자인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한글 글꼴 제작이 정말 보통 일이 아님을 배웠어요. 출시하고 느꼈던 아쉬운 감정들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는 더 멋있는 글꼴로 보여주고 싶어요. 제 안에 있는 욕심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신 안병학, 정영훈, 양효정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가비아 고스란체와 가비아 눌체는 아래 링크를 통해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합니다.
라이선스와 기타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기자 성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