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학과 초청 강연 개최 :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
Learning from Pansori 판소리로부터 배우다
예술학과는 지난 9월 11일(화) 오후 2시, 서울캠퍼스 가람홀에서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을 초청하여 ‘Learning from Pansori 판소리로부터 배우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은 예술학과뿐만 아니라 타 학과 학우들도 사전 신청을 통해 참석할 수 있어 큰 관심을 받았다.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동시대 미술 담론을 다루는 세계적인 예술감독으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모두의 울림: 판소리’의 큐레이터로도 활약하였다. 이번 강연에서는 광주비엔날레 전시와 연계하여 공간과 소리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강연의 주요 주제는 ‘큐레이션에서 공간과 소리의 관계는 무엇인가?’였다. 그는 이번 비엔날레가 각 층과 방이 하나의 아이디어로 묶이고, 이들이 모여 하나의 건물처럼 연상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전시 공간을 관람객이 책을 읽어나가듯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거주 공간의 개념과 지구라는 공간의 재인식이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부리오 감독은 큐레이터의 역할을 영화감독 또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하며, 작품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하나의 강렬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큐레이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에 주어진 정보 외에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연구하다 보면 특정 작품들을 보고, 서로의 연결점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전시 공간은 마치 영화의 시퀀스 같은 두 개의 작품만의 서사가 생성된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상호작용이 마치 피드백 효과(소리와 소리가 너무 가까워져 발생하는 소음 효과)처럼, 작품 간에 서로 ‘오염’되며 집단적인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비엔날레의 부제 ‘모두의 울림’은 공간과 소리에 대해 집중하는 전시의 핵심을 잘 드러낸다. 부리오 감독은 특히 판소리가 이러한 주제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페라는 서사적이고 가끔은 자극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지만, 판소리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와 목소리 하나로 핵심적인 이야기를 곧장 전달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판소리의 화자가 청자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광주비엔날레 전시와 연결 지으며, 전시가 관람객과 작품 간의 관계를 통해 더욱 확장된 대화를 끌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현대 사회에서 공간의 축소와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를 언급하며, ‘거리’의 개념에 관해 이야기했다. 지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인구는 늘어나고 해수면은 상승해서 토지가 작아지고 있다. 그는 이러한 기후 변화의 영향은 ‘거리’에서 왔다고 생각하였다. 소셜 미디어에서 매일 생산되는 30억 개의 이미지처럼, 우리는 이미지를 끊임없이 생산하지만 단순한 이미지일 뿐 예술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그는 SNS로 가까워진 거리가 예술을 펼칠 수 있는 시공간이 없어지고 있는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집중력과 기억력이 점점 짧아지는 현실에서, 예술이 인간의 사회적 변화와 진화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간의 거리라는 개념은 단순히 물리적인 의미를 넘어 정신적 의미로 확장되었으며, 전시를 통해 이러한 문제들을 관람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말하였다.
마지막으로 니콜라 부리오 감독은, 특정 전시에 대한 준비는 작업 기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미래를 위해 이전부터 적립해 온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평생 본인이 만든 사전을 활용하고, 나의 중심에서부터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다른 영향들을 환영하고 수용하는 행동을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하였다.
이번 강연은 큐레이션, 공간과 소리의 관계, 예술이 사회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폭넓게 다루며 예술과 삶의 관계에 대해 깊은 고찰을 제시했다.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성연우 기자
온라인커뮤니케이션실 박지하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