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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찬란한‘가야’이젠‘四國시대’다


가야가 되살아났다. 한국의 고대사가 온전해졌다.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가 아니라 가야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한 ‘사국시대’로서 고대사가 우리에게 성큼 다가선다. 학술적 성과나 의미를 떠나 책을 본 소감은 한마디로 ‘가야가 보인다’는 것. 가야가 집대성되면서 가야사의 큰 줄기가 그려진다. “지금까지 없었던 것처럼 향후 몇년간은 이런 역작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출판기획자의 당당한 주장이 빈 말이 아닌 듯하다.

저자는 평생 가야연구에 매달려온 김태식 교수(홍익대). ‘김가야’라는 별명까지 붙은 저자가 그동안의 가야 관련자료, 학계의 연구성과를 모두 집대성해 내놓은 역작이다. 책의 성격상 읽어내기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가야를 일반대중에게도 알리겠다며 쉽게 풀어쓴 저자의 노력이 듬뿍 느껴진다.

#가려지고 소외받은 1,500년

가야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까. 언뜻 금관가야·아라가야·대가야 등 특이한 이름이 떠오른다. 또 일제 식민사학의 핵심인 ‘임나일본부설’, 가야금과 우륵, 수로왕 탄생신화와 왕비 허왕후의 설화가 생각난다. 좀더 나아가면 뛰어난 제철기술로 ‘철(鐵)의 왕국’이었고, 김유신 장군이 가야 후손이라는 정도다. 같은 시대 고구려·백제·신라와 비교하면 새발의 피다.

삼국과 달리 가야는 왜 우리와 멀어졌을까. 저자는 가야의 소외사를 곳곳에서 밝힌다. 우선 문헌사료의 부족. 역사라는 게 문헌사료와 고고학적 유물이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번듯한 중앙집권 국가를 완성치 못하고 멸망(562년)하다보니 남아있는 문헌이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있는 ‘삼국사기’도 승자인 신라의 역사관으로 가야는 뒷전이다. 저자는 “우리에게 고착된 ‘삼국시대’ 논리가 가야를 죽였다”고 말한다. 일제 강점기에 강요된 식민사학도 ‘가야 죽이기’의 주범이다. 가야는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역사의 지평을 넓히면서 제 위치를 찾는 듯했다. 그러나 실학자들의 성과가 무르익기도 전에 일제가 등장, 식민사학이 우리를 지배한다.

369년부터 562년까지 200여년간 고대 왜(倭)가 가야지역을 정벌, 임나일본부를 설치하고 남한지역을 경영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은 곧 가야사의 삭제와 왜곡, 축소을 의미했다. 물론 지금도 백제, 신라 중심의 연구가 이어지는 게 현실. 저자는 이런 악조건들을 정면 돌파한다.

#이젠 ‘삼국시대’가 아니라 ‘사국시대’다

세권의 책을 관통하는 가장 큰 흐름은 우리의 고대사가 고구려·백제·신라의 ‘삼국시대’가 아니라 가야가 포함된 ‘사국시대’라는 것. 한마디로 가야는 중앙집권적 고대국가를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독자적이고 수준높은 문화를 영위했으며, 가야를 빼고는 우리 고대사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기존의 삼국이 한반도를 셋으로 나눠 유지된 기간은 가야가 망한 562년부터 660년 삼국통일 때까지 불과 98년간이다. “여전히 삼국시대를 고집한다면 시간적으로 그 전에 있었던 1,000년여의 우리 고대사는 어떻게 설명하느냐”. 저자는 따라서 가야사를 700년으로 잡는다. 고구려·백제가 정세를 주도하고, 신라와 가야연맹이 한 자리씩을 차지한 형태다.

가야의 최대 영토도 경상도 서쪽 절반과 전라도 동쪽 절반. 고구려보다는 작지만 백제·신라에 비하면 손색이 없다. 남한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가야의 후예인 셈. 가야가 과연 백제·신라에 치이고, 왜에 눌린 약하기만 했던 세력인가. 아니다. 비록 미완의 문명이었지만 소국들의 생산력 및 기술·문화수준은 높았다. 가야 사람들이 왜로 건너가 일본 고대문명 성립에 크게 이바지한 것은 일본 내에서도 일부 인정할 정도다. 임나일본부는 가야연맹이 백제·신라로부터의 위협에 처했을 때 지금의 함안지역에 위치한 안라국의 세력을 도와준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저자는 이런 주장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1970년대 이후 이뤄진 가야와 관련된 고고학적 유물사료들을 정리해 내놓았다. 토기 한 귀퉁이에 남은 흔적, 칼·돌에 새겨진 금석문 등 발품과 정성을 들인 유물자료들은 부족한 문헌사료를 극복한다. 신라·백제·왜 등 주변지역 유물까지 살펴 가야의 전체적인 발전추세를 그려낸다. 가야의 유물은 백제·신라지역 출토 유물들과 비교할 때 질·양적인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다. 물론 고대 왜나 백제·신라의 지배를 받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없다. 가야는 오히려 최첨단의 제철기술, 수준높은 토기문화로 독자적인 문화를 이뤘다.

#땀냄새 나는 책

이 책은 모두 3부작이다. 1권은 가야의 시대사로 고대사에서 가야가 차지하는 위치, 성립에서부터 멸망까지, 유민들의 일대기를 담았다. 2권은 정치·경제·사회구조 및 사상, 대외관계 등을 다룬 분류사, 3권은 30개 소국들의 역사를 설명한다. 저자는 독자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직접 그린 관련 지도만도 58장을 실었다. 가야가 여러 소국들로 이뤄진 연맹체이고, 소국들마다 겪는 복잡한 변화를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지도가 제격이다. 또 100여권에 이르는 발굴보고서, 도록 등에서 발췌·편집한 유물·유적 실측도 111장, 직접 현장을 찾아 촬영한 사진 254장도 담았다. 시각자료를 정리하는 데만 1년반, 편집작업에 1년여가 걸린 것이 말해주듯 시각자료들만 쭉 훑어도 가야문화의 특징이 얼추 짐작된다.

어쩌면 이제야 가야라는 묘종이 심어진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학계는 물론 보통사람들의 관심이 있다면 가야는 수많은 가지가 뻗어날 것이고, 그 가지가지마다에 많은 열매가 맺어지지 않을까. 모두의 보살핌이 필요할 것 같다. 우리 고대사의 보다 온전한 부활을 위해.

▲‘김가야’별칭 김태식 교수…“잃어버린 고대사를 되찾고 싶었다”

‘미완의 문명 7백년 가야사’를 낸 김태식 교수(46)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가야의 참모습을 알려 우리가 잃어버린 고대사의 한 부분을 되찾고 싶었다”고 집필 이유를 들었다. 가야연구에 매달린 지 23년으로 ‘김가야’라 불리는 김교수는 e메일 ID도 ‘kayakim’이라 쓸 정도로 가야에 대한 애정이 깊다.

-책을 통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나.

“1970년대 이후 고고학적 유물들이 많이 나오면서 가야연구의 성과가 조금씩 쌓였다. 그러나 그 성과들이 밖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아 몹시 안타까웠다. 그동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가야의 참모습을 전하고 싶었다. 비전문가들도 고대사를 삼국시대가 아니라 사국시대로서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좀 어렵지 않나.

“쉽게 쓰려고 애를 많이 썼다. 연구 업적도 중요하지만 타인에게 가야를 알리는 것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전문용어가 처음 나올 때는 해설을 붙였고, 어려운 용어의 한글화 작업도 했다. 학생들에게 먼저 원고를 읽혀 어려운 것들은 쉽게 풀어쓸 정도였다”

-학술적으로 상반된 의견이 나올 수도 있지 않나.

“당연히 있을 수 있다. 가야에 관한 자료가 부족하다보니 예나 지금이나 다양한 학설이 존재한다. 학계에서의 반론이나 이견은 결국 보다 올바른 역사서술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겠나”

-아쉬운 점은.

“가야와 관련된 일본 자료를 더 충분히 못본 것 같아 가장 아쉽다. 일본 자료들을 검토하는 것이 가야의 본 모습을 살피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본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할 생각이다”

/도재기기자 jaekee@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2년 04월 12일 18: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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